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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고참' 논설위원의 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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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고참' 논설위원의 쓴 소리

"밖에 선 대는 것도 능력?"…"김재철 선배, 사원들 모멸감 씻어달라"

문화방송(MBC)의 최고참 선배급인 이우호 논설위원이 MBC 사내 게시판에 김재철 사장에게 황희만 부사장의 임명 철회와 경찰력 등 물리력 투입 반대를 밝히는 글을 올렸다.

이우호 논설위원은 1981년에 입사한 사원으로 황희만 부사장과 동기이자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을 맡고 있는 1984년 입사 사원들보다 3년 위 선배다.

이우호 위원은 18일 MBC 사내 자유발언대에 올린 '아직도 꿈을 꿉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재철 선배께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면서 "다른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혹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황희만 이사의 부사장 임명과 그 이후의 해명은 구성원들에게'조삼모사'로 느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삼모사의 고사에 나오는 그대로, 아침에 셋, 저녁에 넷, 하니 좋다고 키득거리는 원숭이와 우리가 뭐가 다른가, 하는 심한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과의 힘겨루기 문제가 아니다"라며 "하루속히 사원들의 모멸감을 씻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토해낼 수 없는 뭔가가 걸려있는 느낌"이라며 "울렁거림을 참을 수 없어 손가락을 쑤셔 넣어도 올라오지 않는, 그 무엇의 정체를 모르겠다. 내시경으로 들여다본다면 아마도 자괴나 모멸, 아니면 그 두 가지 덩어리가 뭉쳐져 있는 게 아닐까, 짐작만 할 뿐"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김재철 사장이 취임하자 김 사장의 고향 경남 사천에 환영 현수막이 일제히 걸린 것을 들어 "회사 남문 길에 노조의 깃발이 나부낄 때, 아름다운 남쪽 도시 사천 시내에는 다른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면서 "복국집 주인이나 동창회 사람들의 '소박한' 생각과는 달리, 깃발은 천리 밖 서울 MBC 사원들에게 자괴감을 심어준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자리, 출세, 영달, 바깥의 힘, 그리고 독립성과 조직 질서의 파괴… 이런 말들을 무수히 들어왔다"면서 "모두가 훤히 아는 전제가 있다.'바깥'과 연을 맺어 갖게 된 '자산'은 자연인이 아닌, MBC라는 공조직의 일원으로서 얻게 된 것이므로 개인의 영달이 아닌 회사의 이익으로 환원돼야 한다는 것, 그것이 회사의 독립성과 조직 질서의 파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철 사장이 취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두고 "기자로서의 업무의 결과"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비판인 셈이다. 이우호 위원은 "심지어 누군가가 '밖에 선을 대는 것도 일종의 능력'임을 암시하는 말을 대놓고 했다는 얘길 전해 들었다"면서 "오랫동안 물려 내려온 조직의'나쁜 유산'이 아닐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월요일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큰 충돌이 시작될 거란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1992년 파업 당시 MBC 사내에 경찰력이 투입됐을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18년 전 그날, 심장이 멎을 것 같았던, 전쟁터와 다름없던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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