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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대한 5가지 신화'…희생양 만들기用?

[해외발언대] 미국 등 선진산업국, 중국 때릴 자격 있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주목받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정책 보고서가 15일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협상을 위해 연기됐다.

미국 정부의 이런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타협 밖에는 방법이 없었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환율 정책을 무역역조의 주범으로 공격하는 것은 ' 희생양' 만들기'라는 정치적 배경을 깔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면 충돌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갈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중국의 한 노동자가 건축 공사자에서 철근을 나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와 관련,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중국 경제에 대한 다섯가지 신화(Five myths about China's economy)'는 각종 글로벌 현안에 대해 중국을 비난의 초점으로 삼게 만드는 '과장된 사실들'을 지적해 주목된다. 이 기고문은 독립 저널리스트이자 중국 경제 전문가로 높은 평가를 받는 아서 크뢰버가 쓴 것이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원문보기)이다.<편집자>

1.중국은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는 올해 5조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14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경제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본다면 중국의 규모는 EU에 비해서도 한참 뒤쳐져 있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인구가 13억 명이나 되기 때문에 커보이는 측면이 있다. 1인당 GDP는 미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생활수준에서는 중국이 훨씬 뒤쳐져있다. 중국 가계의 평균 소비규모는 미국에 비해 14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제조업국이다. 미국은 항공기와 첨단장비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업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저임금에 의존하는 의류와 가전 등 소비 전자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제품 가격 기준으로 미국은 전세계 제조업의 2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두 배에 해당한다.

2.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경제적 협상에서 미국을 인질로 만들고 있다.

중국은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이다. 1조 달러 가량 된다. 그렇다고 중국은 '미국의 은행'이 된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오히려 중국은 미국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기보다는 중국이 미국에게 돈을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금리는 낮지만 안전하고 유동성 있는 미국 국채로 자기들이 번 돈을 저축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다른 곳에 저축할 곳도 마땅치 않다. 유럽이나 일본의 채권시장은 중국의 막대한 현찰을 흡수할 만큼 크지 않다. 해외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인플레이션 문제로 국내에 몽땅 투자할 수도 없다. 따라서 좋건 싫건 중국과 미국은 서로 얽혀 매인 상태다.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인질로 삼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3. 중국이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허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기업, 노동조합, 정치인들 중에는 달러에 대해 위안화 환율을 고정시킨 정책으로 중국은 수출제품의 가격을 부당하게 낮춤으로써 많은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고 비난한다. 환율 문제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상을 허용한다고 해서 중국의 무역 흑자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1980년대말 일본은 엔화 가치가 두 배로 올라가도록 허용했지만 무역흑자 기조가 흔들리지 않았다. 2009년 중국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고정시켰지만 무역 흑자는 3분의 1이나 감소했다.

지난 8일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의 경제관료들과 양국의 현안을 논의했다.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는 중국의 최고위 경제정책 결정자들도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위안화 평가절상 조치가 기대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다른 정책들도 동반되어야 한다.

중국의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대규모 공공사업 등 내수 진작(수입 수요를 포함)을 하는 일이다. 중국의 가계가 임금이 늘면서 지출을 좀 더 자유롭게 하기 시작하고,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 중국은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여 고갈시키고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주요 요인이다.

중국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최대 배출국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인당 배출 기준으로 보면, 아직 중국은 선진산업국들에 비하면 약과다. 예를 들어 중국의 자동차 사용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하루 평균 80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한다. 미국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를 소비한다.

중국은 세계 인구의 4분의 1 가까이 되지만, 세계의 석유 소비에서는 10분의 1에 못미친다. 미국은 세계 인구의 5% 정도에 불과하지만 세계 석유 소비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과 미국 중 석유 소비에 있어서 누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가?

게다가 미국과 달리 중국은 석유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차에 대한 중국의 연료 경제성 기준은 미국보다 높다. 또한 석탄을 이용하는 화력발전소도 미국보다 중국의 것이 효율성이 더 좋다.

5. 중국의 경제는 값싼 노동력 착취를 통해 성장했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이 고도성장을 하게 되면, 임금과 화폐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것은 부정행위가 아니라 언젠가 끝나게 되는 자연스러운 발전단계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제성장 과정은 일본, 한국, 대만을 포함해 지금은 성숙하고 책임있는 성공 스토리로 평가받는 다른 나라들과 아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들 나라들은 인프라와 교육에 집중 투자하고, 생산성이 낮은 농촌 지역의 노동력을 도시의 보다 생산적인 일자리로 신속하게 이동시켰다. 농촌의 노동력이 풍부할 때는 임금이 낮지만, 노동력이 도시로 이동한 이후에 임금은 급격히 상승했다.

중국이 바로 이런 단계에 와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연령(15~24세)의 숫자는 향후 12년에 걸쳐 3분의 1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젊은 노동자들이 감소하면, 임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이런 현상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수출기지인 광둥성에서는 지난달 최저임금이 20%나 올랐다.

중국은 아직 농촌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노동자들이 풍부하다. 하지만 매우 값싼 임금대를 형성하는 노동력은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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