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신문이 "지난 2008년 7월 한일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겠다'는 후쿠다 총리의 말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했다는 사실아 알려지면서 반발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국민일보> 기사에는 8만 5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여론의 관심을 방증했다.
지상파 3사, 부산 여중생 용의자 보도에 주력
그러나 문화방송(MBC), 한국방송(KBS), SBS 등 지상파 3사는 13일 밤까지 이 대통령의 독도 발언 관련 논란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대신 부산 여중생 사건 용의자 김모 씨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하는 데 대부분을 할애 했다.
MBC는 11일 톱뉴스부터 12개의 뉴스를 연달아 김모 씨와 관련된 뉴스를 낸데 이어 12일에도 7개의 기사를 보도하는 등 압도적인 보도량을 보였다. 특히 11일 방송중에는 "김 씨가 붙잡힌 뒤 자장면과 담배를 요구했고 휴식도 마다한 채 조사부터 받겠다고 호기를 부렸다"는 등의 신변잡기적 내용도 들어가있어 빈축을 샀다.
이는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KBS 역시 △김 모씨의 눈물 △의문의 낙서 △그의 양부모 등 김 씨에 대한 보도에 집중했고 SBS도 김 모씨의 아버지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용의자에 관한 보도를 집중적으로 냈다.
"MBC마저 'MB 독도 발언' 보도 안하나" 질타 쏟아져
이러한 지상파 3사의 모르쇠에 가장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곳은 MBC다. MBC가 가장 여중생 사건 용의자에 관한 보도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데다 그간 다른 지상파 방송사와 달리 '정권 비판적 방송'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온 탓에 시청자들의 실망이 더 크다.
한 시청자(UPKSMAN)는 "그나마 정부를 비판할 줄 알았던 MBC마저 굴종의 방송을 하는 것이냐"며 "지금 국민들은 독도 관련 발언의 진위를 궁금해하고 있다. MBC가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시청자(VAMLET)는 "지금 독도 발언으로 다들 궁금해하고 있는데 김모 씨 사건으로 온 뉴스를 뒤엎는게 말이 되느냐"며 "정말 그런 사실이 있는지, 거짓이면 거짓이다 혹은 사실이면 사실이지만 진의를 파악해서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는 게 언론이 해야할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뉴스의 대부분을 부산 여중생 살해 용의자 김모 씨에 대한 보도로 채우고 있는데 대한 비판도 높다.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한 시청자(ekdbs9494)는 "어찌보면 김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같다. 그분이 짜장면을 먹든 경찰관에게 담배를 달라고 하든 밥을 다먹었든 이런 얘기가 뉴스에 나올정도의 이야기인가"라며 "MBC는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우려먹는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시청자(AHNJY1221)는 "오늘 김 씨는 하품을 몇번 했는지 궁금하다"면서 "현 시점에서 독도문제보다 김 씨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더 비중있게 다루는 언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비꼬았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 의견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을 보도하라는 촉구와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 보도에만 치중하는 보도행태를 비판해는 내용이 대다수다. ⓒMBC |
한국방송(KBS)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시청자(박형두)는 "KBS가 독도 발언을 방송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 알 권리 여기서 찾으면 안된다"면서 "여기는 정권 홍보 방송국"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시청자(김민호)는 "KBS는 국민의 방송인가? 일본의 방송인가?"라고 비판했다.
한 시청자(조만종)은 "KBS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망언 방송 왜 안할까. 누구의 압력이라도 있었나 궁금하다"면서 "만약 그 발언이 진실이라면 이것은 국가적 망신이다. 지상파 3사 방송국에서 방송하지 않는 이유가 누군가의 압력 탓이라는 그런 일은 없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SB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시청자(김종남)은 "전국민이 다 궁금해 하는 사실을 왜 보도하지 않는 것이냐. 국민의 알권리 아니냐"며 "회담을 했으면 속기록이나 녹음이 있었을텐데 왜 보도하지 않는 것인가. 지금이 전두환 시절도 아니고 SBS가 독도 문제를 손놓고 구경만 한다는 자체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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