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입하도록 지원하는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일단 하원과 상원에서 잇따라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빈부 격차가 심한 미국의 부끄러운 또다른 현실을 전했다. 현금 수입은 한 푼도 없이 오직 정부가 제공하는 식품구매권(푸드스탬프)으로 목숨을 연명하는 이른바 '무일푼 실업자'가 약 600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 최근 선보인 카드 형태의 푸드스탬프들. ⓒ로이터=뉴시스 |
미국인 중 50명 중 1명이 이처럼 '막다른 처지'에 몰린 것은 단순히 경기침체 때문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복지관련법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지난 2년간 '무일푼 실업자'는 50%나 증가했다.
국민 15%가 건강보험 없고, 12%가 푸드스탬프 받는 처지
또한 무일푼 실업자는 아니더라도 푸드스탬프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8명 중 1명 꼴이다. 푸드스탬프 지급액은 평균 한 달에 200달러 정도로 약 3600여만 명이 받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현황이 추정치에 근거한 것이어서 다소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푸드스탬프를 유일한 소득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은 별로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푸드스탬프 지급액은 올해에만 600억 달러(약 70조 원)가 넘을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때문에 일부 보수파 의원들은 푸드스탬프 프로그램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원 복지정책 소위원회 위원인 존 린더 공화당 의원은 "이러한 제도는 미친 것"이라면서 "정부에 기생해 편히 먹고 사는 집단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거센 반박을 받고 있다. 전쟁비용과 감세 등으로 거덜난 재정을 이유로 복지 예산을 삭감하거나 수급자격을 까다롭게 만들고, 경기침체를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정부가 '무일푼 실업자'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 책임을 개인들에게 돌릴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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