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라는 정치적 입장에 따른 허위, 왜곡 보도."
"이제는 '언론의 자유'를 위한 새로운 판례를 정립할 때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 심리로 열린 21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PD수첩> 제작진 전원에게 각각 2~3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능희 전 CP, 김은희 작가, 김보슬 PD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송일준 PD, 이춘근 PD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림식품부 정책관 등 협상에 나선 공무원들을 무능하고 직무에 태만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친일 매국노'라는 치욕적인 표현에 비유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제작진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입장과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허위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진실을 왜곡했다"며 "방송은 촛불 시위와 반정부 시위로 이어져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과정과 수사에 돌입하게 된 경과를 길게 설명하면서 자신들이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게 명예훼손 사건인가, 국가보안법 사건인가"
이에 <PD수첩> 제작진을 대리하는 김형태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과정이나 논고는 제작진이 '명예 훼손'이 아닌 국가보안법이나 내란죄, 국가모독죄로 기소된 것 같다"면서 "검찰과 변호인 모두 엄청난 공부를 하며 복잡한 소송이 진행됐지만 실은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이 공직자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느냐는 단순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과연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나 다우너 동영상의 성격이 미국 축산업자들의 명예를 훼손할지언정 어떻게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나 민동석 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과연 이 두 사람이 제대로 협상했느냐의 문제에서 오히려 <PD수첩>의 비판이 약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운천 전 장관은 '사전예방의 원칙이 뭐냐'고 반문했고 민동석 정책관도 '강화된 사료 금지 조치'의 내용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협상 성립을 공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새 판례를 정립할 때가 됐다"며 "국가 기관이 명예 훼손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구인 국가기관은 명예를 누리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판례가 정립되어야 진정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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