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도 있지만 이 말씀은 꼭 드려야겠습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의 명예훼손에 대한 결심공판. 조능희 문화방송(MBC) 전(前) CP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작년 4월 29일 '광우병 편'을 방송한 지 1년 6개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검찰 수사였다"며 입을 열었다.
앞서 검찰은 30분 여의 긴 논고와 함께 구형에서 조능희 전 CP, 김보슬 PD, 김은희 작가에게 징역 3년을, 송일준 PD, 이춘근 PD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CP는 "만약 지금 작년 4월로 돌아가도 방송은 다시 할 것"이라며 작심한 듯 검찰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마주앉은 검사들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다.
조 전 CP는 "검사들은 일부 수구신문과 공모하고 온갖 언론 플레이를 했다"면서 "검찰의 주장대로 취재원본을 공개하면 검사와 언론이 쏟아낸 거짓말을 간단히 다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비난을 모면하고자 목숨과도 같은 취재 원본을 검사에게 공개하는 것은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거짓 언론플레이의 백미가 있다. 검찰은 외교 라인을 통해 입수한 아레사 빈슨 가족의 의료진 소송서에는 'vCJD'라는 말은 없고 모두 'CJD'더라는 말을 퍼뜨렸고 한 나팔수 기자가 그대로 보도했다"면서 "그러나 그 소송서에는 'vCJD'라는 말이 있었다. <PD수첩> 팀이 그 소송서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아는가. 국민의 세금을 들여 찾은 자료는 법원에 제출하고 사실대로 이야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검찰이 아레사 빈슨 가족의 소송서를 입수해놓고서도 법원에 제출하지 않은 것을 향한 비판이다.
이어 그는 "두려운 것은 검찰 수사나 제작진의 처벌이 아니라 언론의 위축효과"라며 "<PD수첩>이 저럴진대 중소 매체의 기자들은 '정부 비판하면 이렇게 된다'고 느끼지 않겠느냐. 이미 그런 전시효과는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통상 정책을 비판했다"면서 "그러나 프로그램 어디에서도 협상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격을 비판하거나 개인의 품성을 평가하지 않았다. <PD수첩>의 관심 사항은 국가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가였지 그것을 행사하는 사람의 인격과 품성 평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행사하는 공직자들은 그가 펼치는 정책의 호불호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다른 소리를 들 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언론을 상대로 권력을 이용해 강제수사를 하는 것은 <PD수첩> 사건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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