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문화방송(MBC)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EBS 이사 전면 교체에 돌입해 공영방송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에 파열구를 내달라"는 요구인 것.
48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은 9일 서울 태평로 방통위 사옥 앞에서 '공영방송 장악 대규모 낙하산 이사 선임 저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병기, 이경자 방송통신위원은 방송통신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면서 "두 위원은 사즉생의 각오로 용퇴의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방통위가 공영방송 추천 또는 임명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방통위의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시민사회단체가 줄곧 사퇴를 요구해온 최시중 씨는 무시와 모르쇠로 일관해왔고 야당 추천 위원인 이병기, 이경자 위원마저도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장악 기도에 대해 이병기, 이경자 두 위원은 견제는커녕 적극적으로 폭로하지도 않았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 과정에서 위법함이 있었는데도 이를 묵인하거나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매우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방통위가 위임 입법의 한계를 넘어 '회의운영 규칙'을 만들어 주요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을 때도 침묵했다"며 "이는 방송 독립성·공공성 수호의 '최첨병' 소임을 부여받은 방송통신위원으로서 존재를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병기, 이경자 위원의 용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에 파열구를 낼 것"이라며 "두 위원의 용퇴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장악 행위가 세상에 분명히 폭로될 것이며,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사즉생'의 각오로 용퇴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미디어행동이 9일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연 '공영방송 장악-대규모 낙하산 이사 선임 저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이경자, 이병기 방통위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언론노보 |
양승관 전국언론노조 CBS 지부장은 "방통위의 방송 장악 기도를 막아내고 견제해야 할 야당 추천 위원들이 거수기 노릇이나 하고 있으니, 민주당은 당장 이경자, 이병기 위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야당 추천 위원들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방송 장악에 도움이 됐다. 언론을 위해 스스로 용퇴하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이병기, 이경자 위원의 사퇴 뿐 아니라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국정 쇄신 중 첫번 째가 바로 방통위를 '방송통신장악위원회'로 전락시킨 최시중의 사퇴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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