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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검사가 '<PD수첩>은 반미종북주의 아니냐'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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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검사가 '<PD수첩>은 반미종북주의 아니냐'고 하더라"

<PD수첩> 측 반박 기자회견 …"언론자유 심대한 훼손"

"담당 검사가 지난 4월 체포 후 수사과정에서 '<PD수첩> 프로그램은 반미 종북주의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2009년의 현실에서 대한민국 중앙지검 검사가 <PD수첩> 담당 CP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랐다"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 PD는 18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 발표 후 반박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조 PD는 "검사가 김은희 PD의 메일을 읽어주며 질문을 하기에 변호사에게 '듣기 싫다. 개인의 사생활이 담긴 이메일을 읽어준 것은 부당한 인권침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검찰이 지금 수사하는 사건이 간첩사건인가 공안사건인가. 이는 담당 PD에게 작가의 사생활까지 캐물으라고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사적인 메일 내용을 입증자료로 법원에 제출하는 것도 아니고 보도자료에 넣어서 작가가 마치 좋지 않은 사람처럼 몰고 가는 것은 정치적 제스처이지 법조인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메일 내용 공개는 이번 검찰 기소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으로 정책 비판마다 '장관 명예 훼손'이라고 할 것인가"

조능희 PD와 <PD수첩> 제작진 측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를 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정부 정책을 비판한 보도를 두고 담당 장관의 명예훼손이라고 하면 모든 언론들이 정부 정책 비판 보도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알권리나 보도기관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험한 기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은 모두 공적 관심사나 공익에 관한 보도의 경우 사인의 명예훼손보다 더 크게 언론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더구나 <PD수첩>은 장관 개인의 비리 등을 지적한 것도 아니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정책의 문제를 보도한 것이다. 즉 기존 판결의 취지에도 정반대되는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년 간 <PD수첩> 보도가 정당하다고 보여주는 사실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모든 정부부처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도 오바마 행정부 이후 모든 다우너 소에 대해 도축을 금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우너 소가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도 인정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조능희 PD는 검찰이 제기한 30가지 '왜곡'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특히 그는 검찰이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와가 CJD라고 말한 것을 vCJD라고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는 지금이라도 전화하면 알수 있다"며 "검찰은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나. 지난해 6월 20일부터 수사를 시작했으면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딸의 사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검찰 "'반미종북주의'라는 분석을 봤냐고 물어본 것"

한편 정병두 1차장검사는 조능희 PD가 "담당 검사가 '<PD수첩>은 반미종북주의 아니냐'고 물었다"고 주장한데 대해 "<시대와 사상>이라는 잡지에 <PD수첩> 기사가 있었는데 '반미종북주의'라는 분석이 있어서 그 글을 읽어봤냐고 물어본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도 뉘우침 없나"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정치검찰의 폭주, PD수첩 기소를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검찰 스스로 반성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책무를 깨닫기를 바라는 마지막 희망까지 무너뜨렸다"면서 "우리는 검찰이 현 정부의 시녀 노릇하는 정치검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올 1월 그 동안 수사를 지휘하던 부장검사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직함으로써 검찰의 수사가 명료한 법적 기준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현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도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오늘 검찰의 기소가 법 집행이라는 이름을 빈 이명박 정부의 언론자유 탄압의 일환임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우리는 '반성이나 뉘우침 없는 검찰에 대해 법적 투쟁으로 명예를 지키겠다'는 제작진의 뜻에 동참하며 이들에게 법적 조언과 변호를 제공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고 정치검찰을 개혁하는 데 함께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도 '비열한 검찰 수사는 결국 심판받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 "가장 중요한 사실은 검찰이 적시한 소위 <PD수첩>의 왜곡 보도가 어떻게 공직자의 개인 명예를 훼손시켰는지 그 구체적인 근거를 수사결과문에서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고작 방송 후 시청자들의 항의 글을 빌어서 <PD수첩> 제작진이 의도를 가지고 공직자의 개인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선동했다고 갖다 붙였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MBC 노동조합은 "이렇게 검찰이 무리수를 두면서 PD수첩을 압박하는 것은 이 수사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검찰의 기소는 애당초 촛불 강박증과 광장 공포증에 사로잡힌 현 정권을 위해 촛불시위의 책임을 PD수첩에 떠넘기려는 정치적 수사요, 비판언론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제라도 검찰은 비판언론에 대한 비열하고 무도한 강압수사를 거둬들이고 정치 검찰의 오명을 벗어라"라며 "아니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검찰로 대대로 심판받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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