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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중북관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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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중북관계의 변화

[中國探究]<39>

지난 5월 25일 북한이 로켓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응해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핵실험 직후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확산 방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의 핵실험을 반대한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주중 북한대사에게 항의하는 한편, 6월 1일 천즈리(陳至立) 전인대 부위원장의 방북 취소 등 북한과의 교류를 잠정 중단하였다. 북한도 중국을 '미국에 아부하는 자'로 비유하며 비난하였다. 이처럼 북한의 핵실험은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교류협력을 추진하던 양국관계의 발전에 커다란 변수로 등장하였다.

그렇다면 향후 중북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동안 한·미·일 등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정책과 북한의 핵실험을 모두 반대해 온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의 2차 핵실험이 중국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할 것인지, 변화된다면 과연 어느 수준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주지하다시피 중북관계는 냉전기 혈맹관계에서 탈냉전 이후 점차 전통우호협력관계로 전이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안별로 협력과 갈등이 교차하고 있다. 이러한 중북관계의 과도적 특성은 다소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어 중북관계의 변화를 평가하고 전망하는 데 단선적이 아닌 복합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먼저, 당 대 당의 관계, 즉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의 관계이다. 중국과 북한 모두 일당독재의 국가로서 당이 국가정책결정의 원천이다. 중국의 경우, 당내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나, 합의를 중시하는 특성상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곧 중북관계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된다. 당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원로들이나 고위층들은 북한과의 전통과 우호를 중시하고 사회주의 국가 간의 특수한 관계를 강조한다. 당의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대외연락부가 채널로서 활용되며, 매년 당 대표단이 북한을 우호 방문한다. 북한 역시 중국과의 관계에서 당의 채널을 활용하며 당 대 당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둘째, 정 대 정의 관계이다. 국무원 산하 외교부와 상무부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공식적인 외교채널이다. 중국의 국익과 대외전략에 기반해 대미관계를 중시하면서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다자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영향력 및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따라서 중북관계 역시 보편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간주하며, 국제관계의 이해 속에서 사안별로 협력 또는 갈등관계를 보인다. 북한을 전통 및 우호 차원이 아닌 국익에 따른 협력의 대상으로 간주하나, 북한에 대한 대미 '부담론(liability school)', 중국책임론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북핵 실험 이후 대북 지원과 설득보다 대북 제재 및 압박 등 국제협력을 통한 해결을 중시하며, 한반도에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중시한다.

셋째, 군 대 군의 관계이다. 중국과 북한 군부 간 관계는 과거 혈맹의 전통이 잔존하고 있다. 중국의 군부는 북한을 순망치한의 관계와 안보적 '완충지대론(buffer-zone school)'의 입장에서 접근한다. 즉, 중국의 동북지역 안정 및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견제하는 전통적 안보관에 따라 중북 군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유사시 군사개입조항이 있는 중북우호협력조약을 폐지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선군사상을 통치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은 이러한 관계를 유지·복원하고자 한다. 다만, 양국 간 군사관계는 실질적인 군사협력보다는 친선우호 관계 차원의 교류와 국익을 고려한 공식적 관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물론, 겸직과 당의 지배가 여전히 관철되고 있는 중국체제의 특성상, 당·정·군의 대북 인식 및 정책에 대한 입장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정·군의 주요 인사가 망라된 영도소조에서 합의에 의해 주요 정책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북정책 역시 당·정·군의 입장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이번 경우에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내부 토론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격렬하게 진행되었다는 후문이다. 논쟁의 핵심은 중북관계의 역사성과 북한의 안보·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과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 강화를 강조하는 입장 간 대립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 두 개의 입장은 서로 상충되지 않는 중국의 국가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논쟁은 중국의 국익에 어느 것이 더 유리한가에 있다. 그러나 표결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의 입장이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지금까지 전자의 입장이 다소 우위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의 대북정책에도 변화는 감지된다. 예를 들면,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에 동참할 것이나 전자의 입장을 감안하여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핵 실험은 중국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가져온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일방의 입장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 근본적인 전환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이는 향후 중국의 대북정책이 상기 두 개의 요인과 입장에 따라 조정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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