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말 외환위기설에 시달렸을 때 CDS 프리미엄이 7%까지 치솟았던 것을 보면 '두바이 디폴트 위기설'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사막의 기적'은 두바이(아랍어로 메뚜기라는 뜻)의 이름처럼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소리를 들을 지경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두바이를 벤치마킹 하자"고 했던 지난해는 두바이 경제가 상투를 잡고 추락하기 시작한 시기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두바이까지 직접 가서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을 만날 정도로 두바이 경제를 '성공사례'로 높이 평가했다. ⓒ뉴시스 |
두바이 증시, 고점 대비 25% 수준으로 폭락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두바이의 증시는 지난해 1월25일 기록한 고점(6291.87) 대비 현재 25% 수준인 1500선으로 폭락했다. 지난해 8%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두바이 정부 전망치만으로도 올해 2.5%로 경착륙이 예고되고 있다.
두바이 정부가 책임져야할 외채는 현재 800억 달러로 두바이 GDP의 1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에 만기가 도래하는 200억 달러의 외채조차 차환이나 만기연장에 실패해 결국 UAE의 구제금융으로 당장의 위기를 막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UAE가 오일 달러로 두바이를 지켜줄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도 있었으나, 국제유가 폭락과 금융위기로 UAE의 여력도 바닥나고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250억 달러 건설사업계획 취소, 지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AE 전역에 250억 달러에 달하는 건설사업 계획이 취소되거나 지연됐으며, 이런 사례의 대부분이 UAE 7개 토후국 중의 하나인 두바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9월에 비해 이미 25%가 넘게 폭락했다.
인구 150만 명 중 90%가 건설 현장 등에서 일자리를 찾아온 외국인들인 두바이는 이들이 속속 떠나면서 내수 경제 자체가 실종되고 있다. 올해 두바이 인구가 8%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T>는 "부동산 경기 호황을 발판으로 거침없이 성장하던 두바이가 이제 유령 도시로 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금융·부동산·관광으로 급성장해 온 두바이가 세 분야 모두 몰락하면서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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