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영상취재부 오디오맨이 20일 용산 철거민 참사에 항의하는 촛불시위를 취재하던 중 경찰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해 실신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MBC 오디오맨인 송모 씨는 이날 오후 9시 20분께 서울 한강로 2가 사고현장 앞에서 열렸던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2000여 명의 시민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며 삼각지 방면으로 이동하던 중 같은 방송사 영상취재부 기자와 함께 이 장면을 취재하다가 경찰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했다.
송 씨는 21일 오후 현재까지 어지러움 증세를 호소하고 있으며 "함께 간 기자가 시위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뒤로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와 함께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는 "촛불 시위를 취재하다 주변에서 20대 여성이 폭행당한다고 해서 함께 취재하러 갔고, 나는 먼저 빠져나왔다"면서 "주위에 보이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다른 시민이 받아 쓰러져있다고 알려줬다"고 했다.
송 씨는 인근 용산 중앙대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일시적인 뇌진탕'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청소년 독립신문 <바이러스>의 김만중 기자는 "시위대가 길게 늘어선 상황에서 전경이 중간을 치고 들어오면서 시민 두 명과 MBC 오디오맨이 전경에 둘러싸였다"면서 "시민 두 명은 미리 나왔지만 오디오맨은 그러지 못하고 2~3분 여간 전경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시민들이 항의해 전경이 물러났는데 그제야 가보니 MBC 오디오맨이었다."며 "쓰러진 상태에서 손이 심하게 떨렸고 대화도 불가능한 상태로 호흡이 곤란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KBS도 21일 아침 뉴스에서 "어제 시위에서 20대 여성 1명과 모 방송국 취재진 1명이 경찰에게 맞아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MBC의 한 관계자는 "당시 현장을 목격한 이들이 전경들을 가리켜 폭행했다고 증언하는 모습을 KBS 카메라 기자가 찍어 그 화면을 일단 확보한 상태"라며 "당시 송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정황과 경찰이 둘러싸고 있었던 정황으로 보아 경찰의 바리케이트를 뚫고 나가다 폭행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0,90년대 이후 이런 정도로 기자가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며 "어제 경찰들이 상당히 격앙되어 있는 상태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