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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츠변환

[최무영의 과학이야기] <28> 특수상대성이론 <상>

10강 특수상대성이론

지난 시간에 시간과 공간에 관련해서 특수상대성이론, 줄여서 특수상대론(special relativity)의 개관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를 제대로 논의해 보겠습니다. 특수상대론의 이상한 결과들,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가 짧아진다든가 시간이 천천히 간다든가 하는 현상을 소개했는데 이제 약간의 수학을 써서 정확히 다루어 보지요.

로렌츠 변환

상대성이론의 핵심은 시간과 공간의 문제입니다. 이전에 생각했던 시간과 공간 개념이 타당하지 않으므로 그걸 확장해서 일반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 상대성이론의 핵심입니다. 공간 및 시간의 문제는 운동의 기술을 통해 잘 드러납니다. 어떤 물체의 운동을 기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전역학에서 물체의 운동을 기술한다는 것은 임의의 순간에서 물체의 위치와 속도를 안다는 뜻입니다. 곧 위치와 속도를 시간의 함수로 구한다는 것인데, 이는 운동의 법칙을 이용해서 얻어냅니다. 물체가 받는 힘을 찾아내서 그 질량으로 나누면 뉴턴의 운동방정식에 의해 물체의 가속도가 되지요. 가속도는 속도를 미분한 도함수이니까 그것을 시간으로 적분하면 속도를 구할 수 있고 그것을 또 한 번 적분하면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치는 어떻게 나타낼 수 있죠?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웠겠지만 좌표(자리표)를 쓰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점 P의 위치를 나타내려면 먼저 좌표계를 정해야 합니다. 적절하게 원점을 정하고 평면의 경우에는 x 축과 y 축을 정해서 점 P가 원점에서 x 축 방향과 y 축 방향으로 각각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말하면 됩니다. 이를 각각 x 좌표, y 좌표로 해서 (x, y)로 표시하지요. 바다에서 배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이처럼 2개의 좌표만 표시하면 됩니다. 바다 표면에만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실 지구 표면은 평면이 아니므로 x, y 좌표 대신 위도와 경도로 표시하지요. 그런데 비행기의 위치를 나타내려면 x, y 좌표 (또는 위도와 경도) 두 개로는 불충분하고 고도가 얼마인지도 말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x, y, z 세 개의 좌표가 필요합니다. 반면에 기차는 어떨까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선을 달리는 열차의 위치를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서울역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있는지만 나타내면 됩니다. 선을 따라서 움직이니까 x 좌표 하나만 있으면 되지요. 이를 1차원이라 하고, 평면은 두 개의 좌표가 필요하니까 2차원이고, 우리가 사는 공간은 세 개의 좌표가 필요하므로 3차원입니다. 물체의 위치를 비롯하여 운동을 기술하려면 이러한 좌표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상대성이론은 서로 다른 두 관측자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핵심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한 관측자고 내가 다른 관측자라고 하면 어떤 물체의 운동을 여러분이 기술할 때와 내가 기술할 때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데서 상대성이론이 출발합니다. 여러분은 나름대로 좌표계를 하나 정해서 그 좌표에 의거해서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것입니다. 적당한 좌표계에서 물체의 위치를 말하고, 그 위치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속도가 됩니다. 곧 기준틀을 정한 거지요. 마찬가지로 나는 나름대로 기준틀을 잡아서 그 기준틀에서 운동을 기술하겠지요.

한 관측자, 예컨대 여러분은 지면에 있고 다른 관측자, 나는 등속도로 움직이는 기차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지면이라는 기준틀을 S, 기차라는 기준틀을 S'이라 하고, 두 기준틀에 있는 관측자를 각각 O와 O'이라 부르겠습니다. 다음 쪽의 그림처럼 기준틀 S의 관측자 O는 자신의 위치를 좌표의 원점으로 정하고 기차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x 축을, 그와 수직으로 y 및 z 축을 택해서 운동을 서술합니다. 마찬가지로 기준틀 S'에서 관측자 O'은 역시 자신을 좌표의 원점으로 정하고 기차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x' 축을, 그와 수직으로 y' 및 z' 축을 택해서 기술합니다. 따라서 x 축과 x' 축은 언제나 일치하며, 처음, 곧 시각
에서 두 기준틀의 원점이 같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러면 시각
에는 S에서의 좌표 (x, y, z)와 S'에서 좌표 (x', y', z')이 같지만, 기차는 속도 로 움직이므로 두 기준틀에서의 좌표는 서로 달라집니다. 말하자면 시각
일 때 기차가 떠났다는 것입니다. 이 순간에는 O와 O'이 같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O'는 O에게서 멀어져갑니다.
▲ 그림 1: 기준틀 S와 이에 대해 속도 로 움직이는 기준틀 S'

기차가 떠났다니 <기차는 8시에 떠나네To treno fevgi stis okto>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이 노래는 몇 해 전 텔레비전 연속극의 주제음악으로 쓰인 후 널리 알려지고, 애절한 가사와 가락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아련한 파문이 일게 했지요. 가사를 우리말로 번안해서 조수미라는 가수가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배경을 아는 학생 있나요? 이 노래는 그리스의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의 작품인데 그는 60년대 민주화되기 전의 그리스 독재 정권에 저항하던 음악가입니다.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기차가 떠나도록 오지 않는 연인, 아마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연인을 기다리던 여인의 애달픈 마음을 그린 노래인데 사실 단순한 사랑의 노래가 아니라 오지 않는 연인은 민주화 운동가를 상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70년대 민주화 운동과 음악의 상징이었던 김민기 선배, 그리고 그의 노래 <아침이슬>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김민기를 아는 학생은 있는지요? 최근에 독일의 문화훈장이라 할 영예로운 괴테메달Goethe medal을 받았지요. 우리나라 전체의 명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로렌츠

기차가 떠났다는 얘기하다가 다른 데로 흘렀네요. 다시 돌아와서 지면의 관측자 O와 기차에 탄 관측자 O'이 각각 주어진 순간에 주어진 지점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을 기술한다고 합시다. 흔히 운동보다 더 일반적인 뜻으로 사건event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 사건의 위치 및 시각을 어떻게 나타낼까요? O는 자신의 좌표계에서 그 위치 및 시각을 (x, y, z, t)로 표시합니다. 마찬가지로 O'은 자신의 좌표로 (x', y', z', t')이라 나타내지요. 이 두 가지 좌표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시간이 t만큼 지나면 기차는 거리 vt만큼 멀어집니다. 따라서 O와 O' 사이의 거리도 vt로 주어지고, 바로 이 만큼 x와 x'은 차이가 나게 되지요. 곧
이 성립합니다. 한편 수직방향의 좌표 ( y', z')은 ( y, z)와 차이가 없습니다. 기차는 x 방향으로 움직이니까 y, z 좌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시간은 어떻게 될까요? 기차에서 재는 시간 t'과 지면에서 재는 시간 t는 당연히 같다고 생각이 됩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같다는 이른바 절대시간의 개념이지요. 정리하면 두 기준틀 사이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주어집니다.

이를 갈릴레이 변환Galilean transformation이라 부르는데, 가속도는 변하지 않으므로 바로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를 보여줍니다.

그러면 전자기 현상, 곧 빛을 기술하는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두 관측자 O와 O'이 일치했던 때, 곧
인 순간에 두 기준틀의 공통 원점에서 등불을 켭니다. 불빛이 퍼져나갈 텐데 그 모양은 어떠한 식으로 나타내질까요? 빛은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가니까 공 모양으로 퍼져나갈 겁니다. 빛의 빠르기가 c이니까 불을 켜고 시간이 t만큼 지나면 빛은 ct만큼 진행하고, 따라서 시각 t에서 공의 반지름은
가 될 것입니다. 결국 공의 방정식은
으로 주어집니다.
그런데 이것은 지면에서 관측자 O가 본 것입니다. 기차에서 관측자 O'은 어떻게 볼까요? 자기 좌표로 기술해서
이라고 할 것입니다. 여기서 확인을 위해서 위에 주어진 갈릴레이 변환을 대입해 보지요. 그러면 O'이 쓴 식은
이 됩니다. 놀랍게도 이 식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므로
가 되고, 이는 일반적으로 0이 될 수 없지요. 어디가 잘못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O와 O'이 동등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두 관측자가 빛을 나타내는 식을 똑같은 모양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지요. 갈릴레이 변환에서는 O와 O'이 역학 현상에서만 같고 빛 등 전자기 현상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관측자 O가 빛에 대해
으로 쓴다고 해서 O'도 같은 모양으로
이라고 쓸 수 없다는 거지요.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생각은 O와 O'이 전자기 현상까지 포함해서 모든 물리 현상에 대해 동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지요. 두 번째는 빛의 빠르기 가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O와 O'이 각각 쓰는 식에서 c는 같습니다.

이 두 가지 기본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필연적으로 갈릴레이 변환이 잘못됐다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에는 두 관측자가 빛의 기술에서 동등하지 않거나 또는 빛의 빠르기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 두 가지 원리는 물리 현상의 해석에서 전제되어야 하고, 대신에 예전의 사고방식, 곧 절대시간을 포함해서 갈릴레이 변환에 담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두 기준틀 사이의 갈릴레이 변환을 대체하는 새로운 변환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인슈타인보다 먼저 로렌츠가 이른바 로렌츠 짧아짐 가설을 설명하기 위해서 생각한 것입니다. (라모어Joseph Larmor가 로렌츠보다도 몇 해 먼저 발표했다고 하지요.)

두 기준틀 S와 S'에서 좌표 (x, y, z, t)와 (x', y', z', t') 사이의 변환을 기술하는 식을 찾기 위해서 먼저 운동 방향과 수직인 방향의 좌표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곧 변환에 관계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기차 S'이 x 방향으로 운동하므로
라고 놓고, (x', t')은 (x, t)에 의존할 터이니 각각
로 놓기로 하지요.

여기에 지면 S에서 본 기차 S'의 속도가 v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는 S에서 좌표 x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 곧 도함수로 주어지지요. 따라서
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x'을 일정하게 놓고서 미분해야 하는데 너무 세부적인 것은 생략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S'에서 보면 S의 속도는 -v이므로
라는 조건을 생각할 수 있지요. 이런 조건을 이용하면
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정리하고
라 놓으면 다음 관계식을 얻게 됩니다.



이 관계식은 두 기준틀 사이의 로렌츠 변환Lorentz transformation을 기술합니다. 서로 등속도로 운동하는 두 기준틀 사이에 위치와 시간이 어떻게 관련되는지, 그 변환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 관계를 S'에서 빛의 퍼짐을 기술하는 식
의 왼쪽에 넣으면 정확히 0이 되어서 식이 성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에서 보인 갈릴레이 변환과 달리 로렌츠 변환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두 가지 기본전제를 받아들인다면 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갈릴레이처럼 생각하지 로렌츠,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현실 세계에서 속도가 빛에 비해서는 워낙 작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고속열차라 해도 시속 300 km 정도로 달리지요. 이는 1 초에 100 m를 가는 거고, 속도가 100 m/s인 겁니다. 그러나 빛은 1 초에 30만 km를 갑니다. 비행기도 마찬가지인데, 여객기가 아무리 빨라봤자 시속 900 km 정도입니다. 고속철도의 세 배네요. 빠른 초음속비행기라고 해봤자 시속 3000 km로서 1 초에 1 km도 가지 못합니다. 빛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따라서 v가 c보다 엄청 작으니까
는 사실상 1이란 얘기지요. 초음속비행기라도
는 1보다 불과 1조 분의 1밖에 크지 않습니다. 로렌츠 변환
식에
=1을 넣으면
가 돼 버립니다. 또한
식에서
이므로 t에 비해
는 무시할 수 있어서 역시
로 됩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로렌츠 변환이 갈릴레이 변환으로 환원되어 버립니다. 현실 세계에서 아무리 빨라봤자 빛에 비하면 파리가 날라 가는 수준이기 때문에 굳이 로렌츠 변환을 고려할 필요가 없고 갈릴레이 변환으로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매주 화,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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