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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론의 기본원리 및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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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론의 기본원리 및 결과

[최무영의 과학이야기] <27> 공간과 시간 <하>

상대론의 기본원리 및 결과

아인슈타인은 물리를 하나도 모르고 형편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위대한 일을 했다고 나와 있는 책이 있던데 그건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물리를 잘 몰라서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은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 잡는다는 얘기랑 같은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통찰력은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공부도 하지 않고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도 안했는데 갑자기 운이 좋아서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요?
▲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년 3월 14일~1955년 4월 18일 )

그는 기본원리, 기본 가설로 두 가지를 상정했습니다. 첫 번째는 앞서 논의한 상대성원리입니다. 말 그대로 원리니까 따질 필요가 없지요. 두 번째는 빛의 빠르기는 일정하다는 원리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 두 가지에서 출발해서 상대성이론, 정확히는 특수상대성이론(special theory of relativity)을 전개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두 가지 전제를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학생: 네, 당연한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러면 자동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이라는 것이 나오게 됩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이 주는 여러 가지 결과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해 있을 때보다 길이가 짧아지고 놀랍게도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됩니다. 또한 질량은 늘어나서 무거워지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질량이 에너지와 같다는 결론이 얻어지지요. 이게 바로 핵에너지의 원리입니다. 핵폭탄이나 핵발전이 다 여기서 나왔습니다.

상대성이론, 줄여서 상대론(relativity)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겠지만 내용은 공부해 본 적이 없죠? 상대성이론이라고 하면 무조건 어려운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사실 상대성이론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용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결과를 믿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쉽게 소개해 보죠.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가장 간단한 것부터 해볼까요. 왜 길이가 짧아지는가 생각해 봅시다.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는 서로 등속도로 운동하는 두 관측자 사이에서 역학 법칙이 똑같다는 것이고, 운동이 곧 상대적이라는 것을 전제합니다. 움직이는 나와 앉아있는 여러분이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볼 때는 내가 움직이지만, 내가 볼 때는 여러분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운동은 상대적이지요. 그러나 시간은 절대적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나한테나 여러분한테나 시간은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1분 1초 1년을 생각하는 것이나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시간의 절대성도 부정합니다.

기차의 길이를 재는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물론 자로 재면 되겠지요. 하지만 너무 기니까 자를 따로 가져올 필요 없이 철도의 침목을 자의 눈금으로 생각하고 길이를 재면 됩니다. 기차가 서 있을 때는 문제가 없는데 달리는 기차의 길이를 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역시 갑돌이와 갑순이가 기차의 양쪽 끝에 타 있습니다. 기차가 서 있을 때 갑돌이와 갑순이가 각각 눈금을 읽으면 그 차이가 바로 기차의 길이가 될 것입니다. 달릴 때도 똑같겠지요. 갑돌이가 자기 눈금을 읽고 갑순이도 자기 눈금을 읽으면 됩니다. 그런데 조심할 것은 아무 때나 읽으면 안 되고 반드시 동시에 읽어야 제대로 길이를 잴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동시에 읽을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기차의 한 가운데에 전등을 설치해 놓고 어느 순간에 불을 켜는 것입니다. 그러면 불빛이 양쪽으로 갑돌이, 갑순이를 향해 갈 텐데 전등이 가운데 있다고 했으니까 갑돌이와 갑순이가 동시에 불빛을 보게 됩니다. 갑돌이가 보나 갑순이가 보나 빛의 빠르기는 같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두 사람이 각각 불빛을 본 순간에 눈금을 읽으면 동시에 읽은 것이므로 기차의 길이를 제대로 재게 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행복하겠지요.
▲ 그림 2: 지면에서 본 갑돌이와 갑순이의 기차 길이 재기

그러나 이 상황을 여러분이 지면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면 문제가 있습니다. 그림 2에서 보듯이 기차가 움직이고 있으니까 전등을 켠 순간에 불빛이 이만큼 오는데 그 동안 기차가 가만히 있지 않고 왼쪽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빛이 오른쪽 끝에 있는 갑순이에게는 왔지만 왼쪽 끝에 있는 갑돌이에게는 아직 가지 못했습니다. 갑순이는 눈금을 읽었지만 갑돌이는 아직 못 읽은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렸더니 기차는 조금 더 왼쪽으로 움직여 갔고 그 때 불빛이 비로소 갑돌이에게 도착해서 눈금을 읽었습니다. 따라서 갑순이가 먼저 눈금을 읽었고 갑돌이는 나중에 읽었지요. 동시에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면에서 볼 때는 갑돌이와 갑순이는 기차의 길이를 잘못 잰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길이보다 더 길게 쟀습니다. 물론 기차에 타고 있는 갑돌이와 갑순이의 입장에서는 정지해 있는 기차의 길이를 훌륭하게 잰 것입니다. 반면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길이는 움직이는 기차의 길이이고 이는 정지해 있는 기차의 길이보다 짧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론의 결과로 널리 알려진 길이 짧아짐(length contraction)입니다.

그럼 얼마나 더 짧아지느냐? 갑돌이와 갑순이가 잰 길이, 이른바 정지길이(rest length) 또는 본래길이(proper length)를
라 하면 지면에서 잰 길이, 곧 기차가 움직일 때의 길이는 다음과 같이 주어집니다.

놀랍게도 로렌츠 짧아짐과 같은 결과입니다. 그렇지만 둘의 결과가 같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건 아닙니다. 전제가 다르고, 거기 담겨진 물리적인 의미가 다릅니다. 정확한 계산은 사실 중학교 수준의 수학만 알면 이해할 수 있는데 다음 시간에 설명하기로 하지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는 현상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속도 v로 달리는 기차에서 시간을 재는데, 재는 방법은 기차의 벽에 거울을 붙이고 빛을 보내서 반사하여 되돌아오게 하는 겁니다. 기차의 너비를 d라고 하면 기차 안에서 잰 시간, 곧 기차가 정지해 있을 때의 이른바 정지시간 또는 본래시간(proper time)은
로 주어집니다. 다음 쪽의 그림 1에서 보듯이 빛이 빠르기 c로 거리 d만큼 갔다가 다시 돌아오니까요. 이것은 기차에 탄 사람이 잰 것인데 똑같은 상황을 지면에서 보면 기차가 움직이고 있으니까 빛이 그림 1처럼 갔다 온 것이 아닙니다. 그림 2처럼 비스듬히 왔다 갔다 한 것이고, 따라서 빛이 갔다 온 거리가 2d보다 더 깁니다. 빛의 빠르기는 변하지 않으니까 결국 빛이 갔다 온 시간이 더 길어져야 하겠네요. 간단히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써서 계산하면 지면에서 잰 달리는 기차의 시간은


가 되어서 본래시간 보다 길어집니다. 시간 간격이 길어지니까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는 이야기지요. 시간 늦춰짐(time delay)이라 부르는데, 예를 들어 기차에 탄 사람한테는 1분이었던 것이 밖에 있는 사람한테는 2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그림 3: 기차 (1)안에서와 (2)밖에서 본 기차 안에서 시간 재기

그럴 거 같아요? 믿어져요? 움직이면 시간이 천천히 간다니까 오래 살고 싶으면 열심히 뛰기라도 하라는 얘기입니다. 또한 뛰는 방향으로 길이, 곧 몸의 너비가 줄어드니까 날씬해 보이겠네요. 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닐지 모르는 게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움직이는 물체는 질량이 늘어납니다. 따라서 뛰면 몸무게가 늘어난다는 얘기네요.

우주여행을 하고 오면 젊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나요? 우주선을 타고 빨리 달리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니까 지구에서 볼 때 10년이 흘렀는데 우주선에서는 1년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왜 그러냐면 상대성이론에서는 말 그대로 운동이 상대적인 겁니다. 우리가 지면에서 봤을 때 기차가 움직이지만 기차에서 보면 지면에 있는 우리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구에서 보면 우주선이 움직여 가지만 우주선에서 봤을 때는 우리가 움직이는 거지요. 따라서 우주선에 탄 사람이 볼 때는 우주선 안에서 시간이 빨리 가고 지구에서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겁니다. 결국 10년에 걸친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지구에서는 1년밖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아무튼 실제로 돌아와서 보면 어느 쪽인가는 더 젊어 있겠지요? 그럼 누가 더 젊고 누가 더 늙어 있을까요?

쌍둥이인 갑순이와 을순이가 있는데, 갑순이는 지구에 남고 을순이가 우주선을 타고 멀리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이를 먹었을까요? 갑순이가 볼 때는 을순이가 멀리 갔다 온 것이지만 을순이가 볼 때는 갑순이가 멀리 갔다 온 것입니다. 결국 상대적인데 누가 더 젊고 누가 더 나이를 먹었겠어요? 이는 매우 유명한 문제인데 쌍둥이 역설(twin paradox)이라고 부릅니다.

상대성이론에는 이러한 역설이 많습니다. "별의 전쟁(Star Wars)" 같은 공상 영화를 보면 두 대의 전투우주선이 서로 광선총을 쏩니다. 맞으면 터지게 되겠지요. 그런데 적의 우주선이 빠른 속도로 날라 와서 우리 편 우주선 옆에서 서로 반대방향으로 평행이 되었다고 합시다. 두 우주선은 크기가 같은데 적의 우주선 끝이 우리 편 우주선 머리와 일치하는 순간 우리 편 우주선 조종사가 우주선 끝에 있는 광선총을 적의 우주선 머리를 향해서 쐈습니다. 이것이 맞았을까요?

우리 편 우주선에서 볼 때 적의 우주선이 움직이니까 길이가 짧아졌을 것입니다. 따라서 적의 우주선 머리는 광선총이 있는 우리 편 우주선의 끝 보다 몸통 쪽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광선총은 맞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편 조종사는 괜히 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적의 우주선 조종사는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볼 때는 우리 편 우주선이 움직이므로 길이가 짧아졌습니다. 자기 우주선이 더 기므로 광선총은 자기 우주선의 머리가 아닌 몸통에 정통으로 맞을 것입니다. 어느 쪽 생각이 맞을까요? 서로 자기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겠네요.

아무튼 상대성이론에는 이러한 역설을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해답을 알고 있으므로 역설을 해결할 수 있지요. 다음 강의에서는 상대성이론을 차분하게 좀 조직적으로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주 화,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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