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노벨평화상의 위선을 밝힌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노벨평화상의 위선을 밝힌다

[해외발언대] 앨 고어가 평화상 받을 자격 있다고?

지난 12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노벨위원회는 기후변화 등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앞장섰다는 이유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IPPC(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IPCC 단독 수상이 아니라, 미국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력정치인이 곁들여진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가 실천적으로 과연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진보논객 스티븐 랜드먼은 아예 이 참에 노벨평화상이 얼마나 위선적인 것인지 그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앨 고어의 진면목에 대해 신랄한 비판(
원문보기)을 퍼부었다.

그는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대부분이 실제 행동에서는 평화를 경멸하는 인물들이라는 아이러니한 이면을 파고 들었다. 후반부에서는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앨 고어가 얼마나 위선적인 환경운동가이며, 민주당 소속의 정치인이라기보다 사실상 공화당 자유주의자라고 불릴 만큼 철저하게 기득권에 물든 사람인가를 폭로했다.

다음은 'Nobel Hypocracy'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알프레드 노벨은 19세기 스웨덴 출신의 화학자로 많은 돈을 벌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무기제작자로 전쟁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이다. 그는 말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을 만들어 이미지를 바꾸었다. 그 상 중의 하나가 노벨평화상이다.

노벨상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평화상은 노벨의 비서이자 평화운동가인 베르타 폰 슈트너가 제안한 것으로, 그녀 자신이 4번이나 후보에 올라 지금까지 12명의 여성 평화상 수상자 중 첫번째가 되었다.

노벨평화상, 그 '불명예' 수상자 리스트

1901년에 제정된 평화상은 95명의 개인, 20개의 기관에 수여됐다. 마틴 루터 킹, 제인 애덤스, 앨버트 슈바이처 등 이름에 걸맞는 수상자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올해 수상자를 포함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앨 고어. ⓒ로이터=뉴시스

앨 고어는 미국의 역대 전쟁대통령들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우드로 윌슨, 불량정권을 지원한 지미 카터 등 역대 '불명예' 수상자의 긴 목록에 추가됐다. 또한 헨리 키신저와 3명의 전 이스라엘 총리- 메나헴 베긴, 시몬 페레스, 이츠하크 라빈-등 대량학살자 부류에 포함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주도한 전쟁에 결코 맞서지 않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함께 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평화상 후보가 될 수 있는 셈인데, 후보로 올랐으나 받지는 못한 인물들을 한 번 보라. 아돌프 히틀러, 베니토 무솔리니, 스탈린, 그리고 최근에는 조지 W. 부시, 토니 블레어, 그리고 우습게도 러시 림보(미국의 유명 우파 방송인)까지 포함돼 있다.

반면에 20세기 비폭력의 가장 상징적 존재였던 마하트마 간디는 4번이나 후보로 올랐으나 끝내 평화상을 받지 못했다. 최근 사례로는 반전운동가 캐시 켈리가 세 번이나 후보에 올랐으나 자격 미달이라는 이유로 떨어졌다. 그대신 그녀가 받은 '상'은 '암살자 양성소'로 불리는 군사학교가 있는 미국 조지아주 베닝 항구를 불법 침입했다는 이유로 연방교도소에 3개월 수감 형을 받은 것이다.

헨리 키신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중 가장 유명한 전범일 것이다. 그는 1973년 베트남에 평화가 도래하지 않았다며 수상을 거부한 레둑토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었다. 키신저의 범죄 기록은 충격적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동남아시아인 300만~400만 명이 죽음.

-칠레의 민주정부를 유혈전복시키고 라틴아메리카의 독재자들을 지원.

-서부 파푸아를 편입시키려는 수하르토를 지원했으며, 수십만 명이 살해된 동티모르 침공을 지원.

-크메르 루주가 테러로 권력을 잡도록 지원.

-파키스탄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방글라데시의 정부를 전복하는 계획을 지원해 50만 명 사망. 리처드 닉슨과 제럴드 포드 시절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활동.

코피 아난의 평화상 수상은 위선의 극치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과 그가 대표하던 유엔은 2001년 "보다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노력'을 인정받아 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아난이 실제 한 역할에 대한 상이 아니었다. 그는 '특별정치현안' 부서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부책임자로 있을 때, 1990년 대 초 소말리아에 파병을 요청한 미국을 지지했다. 그 공로로 그는 1993년 2월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총책임자가 되었다.

그가 한 일은 그가 유엔에 있는 동안 80만 명이 죽은 르완다 학살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받고도 이를 방지할 조치를 막은 것이다. 그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어떤 사태가 임박했는지 알리지도 않았다.

아난은 1995년 클린턴 행정부가 보스니아의 세르비아 지역에 불법적으로 폭격을 가하는 NATO의 군사작전을 승인했을 때 당시 미국의 유엔 대사 매들린 울브라이트의 요청을 받고 미국 정부의 편을 들었다. 그는 당시 갈리 유엔 사무총장과 협의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1997년 1월 유엔사무총장이 되었다. 당시 그를 지켜본 한 사람은 "아난은 반식민주의에 반대하며, 서방세계가 소중히 생각하는 도덕적 원칙을 지지한다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분노를 달랬다"고 꼬집었다.

코피 아난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0년을 보내면서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선언한 임무- 후세를 전쟁으로부터 구하고, 인권을 수호하고, 정의와 남녀평등, 국제법, 사회진보를 촉진하는 여건을 확립하고, 무력이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하겠다는-를 달성하지 못한 사람에게 수여된 위선의 극치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10년 동안 코피 아난이 한 일은 다음과 같다.

-5세 이하의 어린이 100만 명을 포함해 150만 명을 죽게 만든 (미국 주도의) 이라크 경제제재를 지지.

-2003년 이라크를 불법적으로 침공하고 점령해 120만 명 이상을 추가로 죽게 만든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

-불법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점령을 지지.

-핵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침묵.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의 평화에 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2006년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에 대해 아무런 비난도 하지 않음.

-서방세계에 충성하느라 아프리카 대륙에서 고통받은 자기 동족들의 고통을 외면.

-아이티, 보스니아, 코소보,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에리트리아, 라이베리아, 아이보리코스트, 수단 등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보내 약탈적인 점령 행위를 용인.

코피 아난의 유일한 업적이라면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가 저지른 최악의 전쟁범죄와 반인권적 범죄에 흔들림없는 순종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충성의 대가로 평화와는 아무 상관없는 노벨상을 받았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어두운 역사

유엔평화유지군은 1988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분쟁 지역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토대를 마려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 수상이유였다.

하지만 유엔평화유지군이 정반대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점령군처럼 행동하거나 심지어 피해를 더 주는 경우도 많다. 1948년 이후 60여 건의 평화유지군 파병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참담한 실패로 분류된다. 이스라엘의 소위 '독립전쟁' 기간에 유엔 정전감시기구(UNTSO)가 처음 파병된 이후 50년이 넘도록 현재진행형이지만, 평화는 결코 이뤄지지 않았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그곳에서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은 없고,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와 반인권 범죄 앞에서 침묵하고 있다.

아이티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유지군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축출하는 쿠데타를 위해 파견되었다. 그들은 평화와 안정을 도외시하고, 서구자본에 봉사하기 위해 점령군처럼 비무장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테러를 가했다.

이스라엘의 총리 출신 3명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78년에는 메나헴 베긴, 1994년에는 이츠하크 라빈과 시몬 페레스가 수상했다.

이들 3명 모두 새로운 이스라엘이 배타적인 유대국가로서 독립국임을 선포한 뒤 데이비드 벤구리온이 1948년 5월 14일 취임한 이후 다른 모든 이스라엘의 역대 총리들과 마찬가지로 전쟁범죄와 반인권 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메나헴 베긴은 악명 높은 인종주의자이자 아랍을 증오하는 자인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두 발 달린 짐승'이라고 불렀으며, 유대인에 대해서는 '모든 종족의 우두머리', '지구의 신성한 민족'이라고 일컬었다.

고어의 화려한 정치이력

이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앨 고어를 살펴보자. 그는 <카운터펀치>의 알렉스 콕번과 제프 클레어가 <앨 고어: 사용설명서>(2000년)라는 책에서 썼듯이,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도록 기른 남자로 언제나 원칙보다 정치를 앞세우는 자"이다.

그는 기업, 전쟁의 편에 선 반면, 노조에 반대하고 그럴듯한 환경운동가 행세를 하면서 출세를 위한 이력을 쌓아왔다. 1992년 그가 쓴 <위기의 지구>는 환경운동이라기보다는 연극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자동차 배기가스가 초래할 영향에 대해 강조하는 등 지구의 환경파괴에 대해 경고했다. 하지만 공직에 있을 때 실천적인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미국의 부통령일 때 그는 '환경운동가'의 이미지를 활용해 친기업, 반노조, 반환경적인 NAFTA를 관철시켰다. 또한 산림 벌목을 위한 각종 특혜를 주었다. 식품공급망에서 발암물질을 배제하는 소비자보호조항도 폐기했다.

고어는 정치생활 내내 다국적 석유회사들을 지원했다. 그는 또 원자력산업의 앞잡이 노릇을 해왔다. 하원(1977~1985년)과 상원(1985'1993년) 의원, 그리고 부통령으로 있을 때 그는 펜타곤과 군수업체들을 위해 앞장섰다. 그는 국방비 지출을 삭감하려는 노력에 대해 반대하면서 MX 미사일 도입에 산파역을 했으며, 레이건 행정부가 그레나다와 중앙아메리카 전쟁을 벌이는 것을 지지했다.

1990년대 그는 클린턴이 일으킨 발칸 전쟁의 파트너였다. 이 전쟁은 유고슬라비아를 파괴해 MATO가 중앙 및 동유럽에 시장을 확장하고,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획득하는 길을 열어주었다.

코소보에서는 코소보해방군(KLA)와 협력해 그들이 세르비아인들에게 조직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눈감아주었다.

고어는 사담 후세인을 쿠데타 또는 어떤 수단을 통해서든 축출하는 것에 찬성하고, 이라크에서 5세 이하의 어린이 100만 명을 포함해 15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낼 만큼 한 나라에 부과한 가장 전면적인 학살에 가까운 경제제재를 지지했다.

"고어는 미국의 황폐한 자유주의를 상징하는 존재"

이 정치적 기회주의자에 대한 콕번과 클레어의 글은 계속된다. 고어는 다국적 담배회사들을 지원했다.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려 사망한) 누이의 죽음과 사망 직전까지 갔던 아들의 교통사고를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소재로 이용했다. 그는 뉴트 깅그리치(미국의 대표적인 공화당 우파 정치인)의 정신적 형제가 되었다.

또한 고어는 클린턴이 뉴딜 정책을 파괴하도록 밀어붙였다. 그는 1996년 정치적 경쟁자인 딕 게파르트가 하원의장이 되지 못하도록 민주당이 의회를 재탈환하는 것을 막았다.

그는 거의 모든 기업 로비스트들로부터 정치자금을 거두었고, 앞에서 밝혔듯 그는 행동으로는 환경보호를 경멸하면서 지구의 친구인 체 거짓말을 해왔다.

이런 자가 (대통령이 될 자격은 차치하고) IPCC(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 노벨위원회는 고어의 기록을 무시하고, "환경을 위한 세계적인 정치인"이라고 일컬었다. 그의 꾸민 태도가 아니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록과는 반대로 마치 이에 대해 눈을 감은 듯이 노벨위원회는 "고어는 환경을 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 전세계의 이해를 높인 인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사실로 말하자면, 고어의 행동은 대중의 신뢰를 배신했으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고어 부부는 어마어마하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거대한 집 두 채를 내시빌과 알링턴에 가지고 있다. 이곳에는 풍력에너지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어, 고어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했다는 기록은 찾아 볼 수 없다.

특권에 젖어있으며, 많은 것을 갖고, 조지 부시처럼 공공의 이익을 경시하는 고어에 대해 알렉스 콕번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썼다.

"앨 고어는 오늘날 미국의 황폐한 자유주의가 속속들이 배어있는 인물로, 초당적인 범죄집단이 있는 도시에서 다른 한 쪽과 구분할 수 없는 민주당의 밥맛없는 모습을 빼닮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