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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율 안 떨어지는 진짜 이유? 당신 직장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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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율 안 떨어지는 진짜 이유? 당신 직장을 보라

[최저임금 연속 기고 ②] 노예의 삶 벗어나기 위해 최저임금 1만 원을

101만5740원. 아르바이트생들이 최저임금인 시급 4860원을 받고 하루 8시간씩 주 5일을 꼬박 일했을 때 받는 돈이다. 알바연대는 100만 원으로는 살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너무 무리한 금액 아닐까? OECD 회원국의 평균 최저임금이 바로 시급 1만 원이다. 오늘날 한국의 경제 수준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프레시안>은 알바연대를 통해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이라는 주제로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20대 아르바이트생 등에게 기고를 받아 6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최저임금 연속 기고
'쥐꼬리 월급에 매일 야근' 없애고 싶다면…

한국GM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나는 2009년에 해고되었다. 모기업인 GM이 파산함에 따라 한국GM의 생산 물량이 축소되었고, 그들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규모로 해고하였다. GM은 전 세계에 자동차 공장을 가진 제조 회사로 자동차 회사 중에 가장 유명하다. 이런 GM이 파산한 이유는 자동차를 만들어 팔아 이윤을 만들기보다는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좀 더 손쉬운 방식을 택하려 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기본을 잊고 손쉽게 돈을 벌려고 했던 GM은 결국 파산했고, 미국 정부로부터 공적 자금을 받는 대가로 노동자들을 해고하였다. 그리고 GM의 자회사인 한국GM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였다.

내가 느꼈던 신자유주의 경제란 비정규직을 사용해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시켜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또한,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자유를 자본에 부여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저임금이라도 주었던 노동자에게 금융 수탈의 방식을 통해 돈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었고, 해고되었고, 돈을 벌고 있을 때에도 빚을 늘리지 않으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의 한 공장. ⓒAP=연합뉴스

근래 정치권을 포함해 여기저기서 청년 실업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반값 등록금 이야기도 한다. 사실 청년 실업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IMF 위기 직후인 1998년 초에 제대했는데 그때에도 청년 실업이 문제였다. 당시에도 가파르게 인상되는 등록금 문제가 있었고, 일자리가 없어 취업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많았다. 있는 일자리는 비정규직뿐이었다. 문제는 1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더욱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4년 내내 등록금을 대출받고, 생활비는 '알바'를 통해 스스로 조달하면서 더 좋은 '스펙'을 쌓기 위해 '열공'도 해야 하는 '슈퍼 청년'들이 엄청나게 늘어버렸다. 그래도 결국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수밖에 없는 이 불합리한 제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비정규직도 많이 이야기하는 문제이다. 요즘은 대공장 정규직이 아니면 모두 비정규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용역, 아웃소싱, 사내 하청 등으로 표현되는 간접 고용 노동자, 일정 기간만 일하는 기간제 노동자, 노동3권을 법률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그리고 '알바', 마지막으로 무늬만 정규직이고 사실상 비정규직인 중소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받는 시급은 2013년 기준으로 최저임금인 4860원을 크게 넘지 못한다. 비정규직 중 그나마 처지가 낫다고 하는 한국GM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기본 시급은 4725원이다.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 그런데 각종 수당을 붙인 통상 시급은 5015원이다. 회사는 이렇게 해서 최저임금법을 빠져나간다. 한 달 내내 잔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받는 돈은 150만 원 남짓이다. 여기에 세금과 준조세를 공제하고 나면 받아가는 돈은 130만 원 남짓 된다. 130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아본 사람들은 이 돈이 얼마나 빠듯한지 알 수 있다. 월세와 통신비, 교통비, 식대를 제외하고 나면 아주 약간의 돈이 남을 뿐이다. 예상치 못하는 각종 경조사비와 병원비 등이 포함되는 달이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결혼을 한 사람들이라면 부부가 동시에 벌어도 아이 하나 키우기 어려운 돈이다.

지난 대선에서 각 후보의 공약과 정책에 대해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지인은 공약과 정책에 관심조차 없었다. 특히 몇몇 지인들은 각 후보의 경쟁적인 복지 공약에 대해 아주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더 뺏어가지나 말라는 뜻이었고, 굳이 복지를 하려면 임금이나 올려달라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돈 때문에 그만큼 피가 마른다는 이야기다.

하나만 더 이야기를 해보자. 정부가 담배 가격을 인상한다고 한다. 그것도 4500원으로 2000원이나 올린다고 한다. 뉴스에서는 친절하게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담배 가격이 가장 낮아서 흡연율이 줄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전 국민이 쥐꼬리만 한 최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다 보니 흡연율이 안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정부는 담배 가격이 낮아서 흡연율이 안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뉴스에서 한 번도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몇 번째인지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최저임금이 높은 호주나 프랑스 같은 나라는 제쳐놓고서라도 물가 대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낮아도 너무 낮다. 더욱이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일 뿐이다. 최소한 이만큼은 줘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한 것인데 이상하게도 '시급=최저임금'으로 고정되어 버렸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한다면 최저임금이 기준 시급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최저임금이라면 온종일 일을 해서 죽지 않을 만큼만 살 수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온종일 일해서 죽지 않을 만큼만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노예라고 불렀다. 최저임금 인상이 비정규직 문제나 청년 실업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 시간이 단축되고, 그 때문에 일자리가 공유된다면 최소한 노예 상태는 벗어나지 않을까? 오전 일과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서 일을 하고 오후 일과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삶을 꿈꾸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인가? 생존과 최소한의 여가를 위해, 가족과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돈이 필요하다. 그것은 최저임금 1만 원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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