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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알바' 37명 중 36명 "최저임금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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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알바' 37명 중 36명 "최저임금도 못 받아"

알바연대, '알바 5적' 파리바게뜨 규탄…사측 "점주들이 최저임금 위반"

알바연대가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파리바게뜨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최저임금 미지급 실태를 발표했다. SPC 그룹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대기업이다.

알바연대는 지난 일주일간 전화와 SNS를 통해 파리바게뜨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노동자 37명의 제보를 받은 결과, 한 명을 제외한 파리바게뜨 아르바이트 노동자 36명이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알바연대는 지난달 28일 서울고용노동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대량으로 채용하는 업종별 프랜차이즈 기업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4개 기업인 GS25, 파리바게뜨, 롯데리아, 카페베네와 고용노동부를 '알바 5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이혜정 알바연대 활동가는 "거의 모든 가맹점주들이 '수습 기간'을 두면서 최저임금의 50-90%를 지급하고 있었다"며 "한 업체는 첫 달에 시급 4000원을 지급하고 한 달 일할 때마다 임금을 100원씩 올려줬다. 일한 지 8-9개월이 지나야 최저임금 4860원에 도달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알바연대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실태에 대해 "점주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가 점주를 쥐어짜는 구조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점주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현실의 가장 큰 책임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 외에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 있었다. 이 활동가는 "어떤 사장은 종일 서 있게 하고 벽에 기대지도 못하게 했다"며 "도넛을 튀기는 것은 제빵사의 일인데, 바쁘니까 안전교육도 없이 일을 시키고 기름이 얼굴에 튀어도 산재 따위는 바랄 수도 없게 했다"고 말했다.

그 이외에도 그는 "일상적인 성희롱에 반발하니 그날 바로 해고하는 사장, CCTV로 감독하며 전화로 업무를 지시하는 사장, 지각하면 벌금을 매기는 사장, 빵이 망가지면 월급에서 제하는 사장, 유통기한이 지난 케이크를 아르바이트생에게 사가라는 사장 등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지난해 파리바게뜨 아르바이트를 했던 김 모(가명·24) 씨는 "3개월 동안 수습 기간을 적용한다는 이유로 시급이 4300원(당시 최저임금 4580원)이었으며, 일을 하려면 보증금 5만 원을 사장에게 줘야 했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그만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계산 보조, 진열, 손님맞이, 포장, 제빵사 보조를 했는데 사장은 속도가 느리다고 나를 계속 다그쳤다"며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장갑을 벗어야 했는데 손에 기름이 튀어서 화상을 입어도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아서 산재를 신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쉬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야 10분이라고 했다.

김 씨가 주 5일, 하루 6시간씩 일해서 번 돈은 한 달에 57만 원.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집 근처에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시작했던 그는 수습 기간이 끝나도 최저임금을 못 받는다는 말에 결국 3개월 만에 파리바게뜨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김 씨는 "파리바게뜨가 수백억 원대의 영업을 낼 수 있었던 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착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도, 주휴수당도 잘 안 지켜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알바연대는 SPC를 포함한 제과업 프랜차이즈 본사에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한편 영업 지역 보장, 이익 배분 방식 개선 등을 포함한 영세 가맹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에는 최저임금을 '생활 임금'인 1만 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SPC 관계자는 "본사에서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준수를 포함한 노무 교육을 하고 있다"며 "사업주인 점주들이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본사가 아니라 가맹점주들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전국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1만여 명이다.

ⓒ프레시안(김윤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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