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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당선되자마자 KT에서 해고됐습니다"

내부 고발 후 해고된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 박 당선인에게 영상편지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해 내부 고발을 한 뒤 무단 결근 등을 이유로 지난해 말 해고당한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20일 KT새노조가 공개한 영상편지에서 이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의 당선 직후 노동자 4명이 자살했다"며 "박 당선인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과소 평가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작 박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우습게 본 것은 대기업들"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서민이 원하는 경제 민주화는 특별한 게 아니다"라며 "대기업의 탐욕으로부터 정부가 서민을 보호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에서도 확인된 가짜 국제전화로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한 탐욕스러움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공익적 제보자로 인정한 저에 대한 집요한 탄압과 보복 해고하는 잔인함에 이르기까지 왜 우리 사회에 경제 민주화가 절실한 시대의 과제인지를 상식적인 선에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서 "제 해고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핍박과 불행이 아니라 박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의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이러한 대기업의 몰상식한 횡포조차 바로잡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경제 민주화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 위원장은 KT가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 요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통화가 국내 전화망 안에서 이루어졌음에도 이용자들에게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감사원은 이 위원장의 주장을 인정해 KT에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그 후 KT는 지난달 28일자로 이 위원장을 무단 결근 및 무단 조퇴를 이유로 해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국투명성기구의 투명사회상 등을 수상하느라 사측에 사전 고지 후 조퇴했고, 무단 결근에 대해서도 허리 디스크 진단서까지 첨부해 제출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KT는 회사가 승인하지 않은 사안으로 사규 위반에 해당해 해고했다는 입장이다. (<국민 속인 KT 비리 고발한 게 죽을죄인가> 참조)

KT새노조의 영상편지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해관이라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께 축하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솔직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후보께서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저는 KT에서 해고가 됐습니다. 마치 신호탄 같았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 직후 노동자 4명이 자살했습니다. 깊은 좌절감이 담긴 유서도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박 당선인께서는 노동자들이 박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정작 박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우습게 본 것은 대기업들입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몸을 사리던 대기업은 다시 탐욕의 본색을 마음껏 드러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선거가 끝난 다음 날, KT로부터 출근하자마자 징계 출석 요구서를 받았습니다. 또 용역깡패들이 투입된 노동현장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대기업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의지'를 제대로 읽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그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민주화'가 큰 이슈였고, 박 당선자께서도 관련한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 않습니까.

서민이 원하는 '경제 민주화'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닙니다. 대기업의 탐욕으로부터 정부가 서민을 보호해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폭로한 KT의 제주 7대 경관 국제전화 사기 사건은 상식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확인된 가짜 국제전화를 갖고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한 탐욕스러움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공익적 제보자로 인정한 저에 대한 집요한 탄압과 보복 해고하는 잔인함에 이르기까지. 왜 우리 사회에 경제 민주화가 절실한 시대의 과제인지를 상식적인 선에서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날, 박 당선인께서 우리나라의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지수가 2년 연속 하락했다고 걱정하셨죠. 그리고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다는 뉴스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바로 그 국제투명성기구로부터 2012 투명사회상을 수상하였고 저를 징계한 KT 경영진들이야말로 최악의 낙하산 인사들로 지탄을 받았던 자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해고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핍박과 불행이 아니라 박 당선인의 경제 민주화 의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기업의 몰상식한 횡포조차 바로잡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경제 민주화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제 해고 문제, 그리고 낙하산 경영진들에 의해 자행된 국제전화 사기 사건에 대해 박 당선인의 깊은 관심과 인수위의 책임 있는 개입을 요청합니다. 직접 뵙고 제 뜻을 전하면 더 좋았겠지만 박 당선인께서 경제 민주화라는 시대 흐름의 편에 설 것을 기대하며 이 편지를 대신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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