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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희 딜레마', 올림픽 축구팀 '병역특례'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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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희 딜레마', 올림픽 축구팀 '병역특례' 시끌시끌

[런던올림픽] '출전 선수만 해당' 규정…한일전 상황 따라 논란 가능성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7일(현지시간) 2012 런던올림픽 축구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패배하면서, 멕시코에 패한 일본과 동메달을 두고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대표팀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둔 가운데 아직까지 경기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김기희 선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3시45분에 시작되는 이번 경기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 때문에 주목을 받지만, 국내에서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동메달을 따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을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실제로 선수들 역시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병역을 면제받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고, 여론 역시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논란의 초점은 현재까지 한 번도 경기에 나서지 않은 수비수 김기희(23)에 맞춰져 있다. 운동선수들의 병역특례를 보장하는 근거는 병역법 제26조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병무청에 추천해 보충역으로 편입될 수 있다. 이 '특기'를 규정하는 조항은 병역법 시행령에 있는데, 제47조2항에 따르면 올림픽 대회에서 3위 이상으로 입상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대상이다.

문제는 단체경기의 경우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라는 단서조항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이 문구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김기희 선수는 한일전에 출전하지 못할 경우 한국이 동메달을 따도 병역특례를 받지 못한다. 국제무대에서 선전하기 위해 똑같이 훈련을 받고 경기에 투입될 준비를 해 왔지만, 경기 상황과 전략상의 필요에 의해 벤치를 지켰다는 이유로 병역특례에서 홀로 제외된다면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 7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구자철과 기성용이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 조항의 엄밀한 적용과 선수 사이의 형평성이라는 딜레마

미출전 선수의 병역혜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이 사상 처음 16강 진출을 이뤄내자 김대중 대통령이 병역법 시행령을 고쳐 출전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줬는데, 이때 군 미필자였던 현영민이 경기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고도 병역특례를 받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병역특례 논란은 반복됐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개정됐던 병역법 시행령은 타 종목과 형평성 논란을 빚다 2007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병역특례를 한정하는 내용으로 재개정되기도 했다.

한편 축구 대표팀에서는 미출전 선수의 병역특례에 따른 논란을 막고자 아시안게임처럼 약체팀과 벌이는 경기가 많거나 승부가 확실해진 경기에서 교체 카드를 활용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경기장을 한 차례씩 밟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병역법 시행령에 규정된 문구를 정확하게 해석하기보다는 엔트리에 등재된 선수 명단 자체가 병역특례 대상이 되어 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례가 됐다. '김기희 논란'을 두고도 대한체육회 측은 지금까지의 관례에 따라 처리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고, 병무청도 사실상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 형식으로 내려오는 선수 명단을 까다롭게 심사하지 않고 수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는 한일전에서 긴박한 승부로 인해 김기희 선수가 투입되지 못한 채 한국이 극적으로 동메달 획득에 성공한다면, 법 조항의 엄밀한 적용과 선수 사이의 형평성이라는 딜레마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올림픽 그라운드를 밞아보지 못한 김기희 선수를 병력특례를 위해 억지로 출전시켰다가 패배의 빌미가 된다면, 운동선수들의 병역특례를 어느 정도 수긍하던 여론이 싸늘하게 돌아설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행령에 명시된 '출전'의 의미를 더 명확히 하고, 병역특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정부와 체육계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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