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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싱연맹,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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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싱연맹,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은 아니다?

[런던올림픽] '신아람 사건' 항의 기각…특별상 제안 '꼼수'

런던올림픽 펜싱경기에서 '1초'의 시간이 줄어들지 않아 패배해 유럽 '텃세' 논란까지 일었던 신아람 선수의 경기에 대해 국제펜싱연맹(FIE)이 결국 한국의 항의를 기각했다. FIE는 경기 운영상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신아람의 스포츠정신을 높이 평가해 특별상을 수여하겠다는 모순된 입장을 밝혀 사건을 무마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FIE는 7월 3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기술위원회가 공식 절차에 따라 규정을 확인하고 관련자의 진술을 분석해 한국의 항의를 기각했다며 "적절한 결론이 내려졌다고 승인한다"고 밝혔다.

FIE는 "올림픽 기간에 항의에 대응하는 공식 기구인 기술위원회는 한국 팀의 항의가 근거 없다고 결론지었다"며 "규정에 따라 최종 결정권을 가진 심판이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의 득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위원회는 신아람과 하이데만의 경기가 끝난 직후 한국의 항의를 받고 1시간가량 상의 끝에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심판에게 있으며, 심판은 마지막 공격을 인정했다. 기술위원회나 심판위원들은 이 결정을 번복할 권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뉴시스

이러한 FIE의 입장은 당시 경기에서 운영이 미숙했던 부분이 있다고 해도 결정권을 가진 심판의 판정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결론으로 요약된다. 계속해서 빠른 공격이 가해지는 펜싱 경기에서 심판이 시간의 흐름을 놓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런 가능성에 대한 인정이나 재발 방지 대책에 관해서 FIE는 함구했다.

FIE 규정에 따르면 펜싱 경기에서 시계는 심판의 신호에 맞춰 시계가 작동하도록 되어 있지만, 심판이 잘못 판단할 경우 시간의 흐름을 바로잡을 수 있는 타임키퍼의 자격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창곤 FIE 심판위원은 "경기를 마치고 타임키퍼가 누구인지 보니 16세 소녀더라"면서 "큰일이 벌어진 것을 보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런던올림픽에서 공식 타임키퍼를 맡은 오메가는 7월 31일 성명을 통해 시계가 오작동했을 가능성을 부정했다. 성명은 당시 경기에서 사용된 시계는 FIE 규정에 입각해 작동했다고 밝히면서 검이 상대방을 터치(touch)하면 자동으로 멈추게 되는 시스템 상 1초 동안 5번 이상의 공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중들까지 야유를 보낼 정도로 문제점을 드러냈던 이번 논란은 경기 운영의 잘못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FIE는 항의를 기각하면서 모든 잘못을 심판 탓으로 돌리고, 자신들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신아람의 스포츠정신을 인정해 특별상을 수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신아람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특별상이 아니라 오심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7월 31일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에 있는 메인미디어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펜싱연맹이 신아람의 스포츠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특별상을 주겠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박 회장에 따르면 FIE는 "여러 문제가 겹친 어쩔 수 없는 사건이었다"면서 "하지만 신아람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높이 평가한다. 이를 기리는 행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체육회 트위터(@Korea_Olympic)는 이와 관련해 "신아람 선수에게 국제펜싱연맹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포츠맨쉽 메달이나 트로피를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FIE가 공식적으로는 한국의 항의를 기각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특별상을 통해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에 국내 체육계도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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