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BBC>에 따르면 티모셴코 전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에 위치한 카차노브 여성 교도소에서 이 지역 철도공사 산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앞서 우르라이나 보건부는 8일 티모셴코 측이 독일 의사인 루츠 함스 등이 참관한 가운데 이송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티모셴코는 지난달에도 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치료를 거부해 재수감됐으며, 이 과정에서 교도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티모셴코는 자신의 정적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지정한 우크라이나 의사의 치료를 거부하고 독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고집해 왔다. 이 요구가 거부되고 폭행사건까지 터진 후 티모셴코는 단식 투쟁에 돌입했고 현재 체중이 1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날 삼엄한 경계 속에 티모셴코가 이송됐으며, 입원 후에는 독일 의사들의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병원 밖에는 몇몇 지지자들이 모여 "티모셴코에게 자유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8일(현지시간) 율리아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가 수감된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의 교도소 앞에서 시위하는 지지자들. ⓒAP=연합뉴스 |
티모셴코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내에서 독일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데 합의함으로써 이번 사건으로 불거진 외교적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8일 우르라이나 얄타에서 11~12일간 열릴 중부유럽국 정상회의를 연기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현실화된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었지만 티모셴코의 상태가 알려지면서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 등 14개 국가가 불참을 통보했다. 이들 국가 상당수가 '티모셴코 전 총리에 대한 우르라이나 정부의 부당한 처우'를 불참의 직접적인 이유로 밝혔다. 참가 의사를 밝힌 나라는 폴란드 등 4개 국가에 불과했다.
다음달 8일부터 폴란드와 우르라이나가 공동 주최하는 유로 2012 역시 이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의 잇따른 관람 거부 선언으로 곤경에 처해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축구에 정치논리를 끼워넣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폴란드의 단독 개최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004년 대통령 부정선거에 항의해 촉발된 '오렌지 혁명'의 주역인 티모셴코는 2010년 대선에서 야누코비치 후보에게 패배했고, 지난해 말 총리 시절 직권 남용 혐의로 7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지지자들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정적인 티모셴코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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