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로이터>는 미국에서 4번째로 발견된 광우병 소는 감시시스템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거나, 반대로 보다 집중적인 감시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행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는 지난 18일 도축되어 애완동물 사료나 화장품, 비누, 페인트 등을 만드는 공장에 보내진 30개월 이상 된 젖소다. 미 정부는 이 소가 도축 전에는 광우병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동물 사료 등으로 인한 게 아니라 유전 변형에 의해 발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이 늙어서 치매에 걸리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는 것이다.
ⓒAP=연합뉴스 |
미 정부는 이 소를 발견한 게 광우병 관리시스템 덕이라고 주장하지만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번 광우병 소가 미 농무부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무작위 검사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을 보면, 만약 그 소가 샘플로 선택되지 않았을 경우 동물 사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료를 먹은 가축이 나중에 결국 사람의 입으로까지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하원의 로사 드라우로(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이 "전국 단위의 종합적인 가축 감별 시스템의 필요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라며 "이번 (광우병) 사례를 발견한 것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미 정부가 '운'의 영향력을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도살된 소가 3400만 마리인데 반해 검사를 받은 소는 4만 마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2005년 약 40만 마리의 샘플을 검사한 것에 비하면 10분의 1로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2003년 자국 내에서 첫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벌인 대대적인 조사 때문에 2005년 샘플 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당시 농무부는 2004~06년 조사 결과 완전히 성장한 소 100만 마리 중 1마리 이하로 광우병 발병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현재 샘플 수인 4만 마리면 100만분의 1 확률의 광우병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존 클리포드 미 농무부 수석 수의학 담당관은 이러한 미 정부의 광우병 검사 수준이 세계동물보건기구(WAHO)가 요구하는 기준보다 10배나 더 높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확률만으로 소비자들의 광우병 공포을 잠재울 수 없다는 점. 전미소비자연합의 서부지역 담당 엘리사 오다바시안은 "이번 사건이 독립적으로 발생한 드문 경우인지, 아니면 당국이 감시를 소홀히 해서 (그 이상의) 광우병을 찾지 못하는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통신은 미 정부가 이번 광우병 소 발견이 미국의 쇠고기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한국 등 주요 수입국도 수입 중단 등의 조치를 유보하면서 현재까지 정부의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을 확대하라는 요구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미 정부의 주장에 대한 신뢰 여부와 별개로, 경제위기 이후 빡빡해진 재정 상황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2013년 미 정부 예산에서 가축 보건사업에 쓰이는 예산이 9000만 달러로 채택될 예정이라며 이는 2011년 예산인 1억1200만 달러보다 약 20% 감소한 액수라고 전했다. 전미소비자단체는 24일 성명에서 농무부가 민간 축산업체들의 자체 광우병 검사를 금지하는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