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문제와 관련해 지난 2008년 일본 총리에게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한국의 한 외교관이 주일 미국 대사관 관계자에게 이 대통령의 '기다려 달라'는 발언이 있었음에도 일본 정부가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표기 방침을 밀어붙이는데 대해 "한국 정부 관료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말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강영훈 주일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은 2008년 7월 16일 주일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나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에게 '기다려 달라'(hold back)라고 말한 뒤였는데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한국의 관료들이 배신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당시 발언은 <요미우리신문>이 2008년 7월 9일 일본에서 열린 G8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이 대통령이 후쿠다 당시 총리로부터 일본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명기하겠다는 말을 듣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의 이른바 '지곤조기' 발언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강력 부인했다. 그해 백 모씨 등 1886명의 국민 소송단은 <요미우리> 보도가 허위였는지를 가리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이 대통령이 그러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판결했다. <요미우리>는 논란이 되자 2008년 7월 17일 인터넷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한 바 있다.
<요미우리>의 첫 보도 시점은 7월 15일이었고 강 서기관은 이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부인이 나온 이후인 16일 미 대사관에 이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상기시킨 셈이다. 해당 외교전문은 7월 17일자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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