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의 토크콘서트 : 노브레이크(이하 토크콘서트)' 시즌3의 홍보영상 촬영을 위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놀이터에서 게릴라콘서트를 연 김 씨는 정치의식에 관해 얘기하던 중 "여러분, 제가 누구를 찍었는지 제 얼굴을 보고 알 수 있습니까? 모르잖아요. 궁예도 아니고. (검찰이) 관심법을 씁니까"라고 되물으며 검찰의 지나친 압박을 비유를 들어 비판했다.
김 씨는 이어 "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사회자입니다. 실세 중의 실세"라며 경직된 검찰의 입장에 대해 코미디로 대응했다.
그는 트위터 상에서 유명인들의 표현을 두고 보수매체 등의 지적이 이어진 걸 감안한 듯 "'유명한 사람이 뭘 하면 안 된다'고들 하는데, 여러분이 다 유명한 사람(이름이 있는 사람)이다. 각자가 다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며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 생각할 때 남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이라고 맞받았다.
또 "학교를 다니는 것, 정치를 하는 것, 제도를 만드는 것 모두 사람이 행복한 게 목적"이라며 "사람이 만든 제도가 사람을 억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게릴라콘서트에 나선 김제동 씨. 이날 김 씨의 콘서트 소식은 콘서스 시작 네시간여 전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다. ⓒ프레시안(이명선) |
콘서트 전 한 청중이 "(검찰 수사에 대해) 심경이 어떠세요"라고 묻자 김 씨는 "심경 좋아요"라고 답했다. 콘서트 말미에도 이런 질문이 나오자 그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제목을 예로 들며 "얼마 전에는 버스기사께서 '괜찮으세요'라고 묻더라. 어려운 일 뭐가 있느냐. 별 일 없이 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다. 맞기만 했지 싸운 적도 별로 없다"며 "처음으로 싸우는 상대가 너무 세서 너무 무섭다. 하지만 여러분이 있기에 겁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씨는 유머와 청중들에게 힘을 북돋는 말을 섞어가며 40여분 간 무대를 장악했다. 게릴라콘서트의 주제는 '주인된 삶을 행복하게 살자'였으나, 우화와 격언, 그리고 최근 정치적 논란을 적절히 섞어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우리 사회 주류에 대한 얘기를 하던 김 씨는 강용석 의원(무소속)의 개그맨 고소 사례를 들며 "고소고발은 보통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한테 하는데, 국가기관이 시민을 고발하거나, 국회의원이 개그맨을 고발한다"며 "이 사례는 도저히 코미디로 못 하겠다. (이들이) 더 웃기니까. 직업적 위협을 느낀다"고 농담했다.
'주인의식'에 대해 얘기할 때 그는 "우리가 뽑은 사람들, 저기 파란색 지붕에 있는 사람도 손님이다. 주인은 우리"라며 "큰 소리 치고, 바락바락 물어볼 권리는 주인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쪽은 물어보면 뭐라고 하느냐? '빨갱이다'라고 한다"며 "이렇게 계속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 말 하지 않으면 진짜 빨갱이 사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빨갱이'의 예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지도층을 들며 "애들에게 밥 안 주는 사람이 진짜 빨갱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보수층을 빗댄 셈이다.
김 씨는 또 정치·경제 지도층을 염두에 둔 듯 "지금 높은 사람들한테 우리가 바라는 건 '미안하다'는 말이지, '국민들이 정직해져야 한다' '잘못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이 아니"라며 "오뎅 먹는다고 뭐가 해결되나. 배고파서 먹는 게 아닌데"라고 비꼬았다.
김 씨는 공연 말미에 "주인된 자세로 재미있게 살자"며 "정치의식이 딴 게 아니다.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라고 청중들에게 말했다.
토크콘서트는 3년 전부터 시작한 김 씨의 콘서트로 성공적인 새 콘서트 콘셉트라는 호평을 받아 왔다. 새 시즌 콘서트는 이미 온라인을 통해 전석 매진된 상태다. 그는 20대에 한해 무료로 전국 순회콘서트를 따로 연다. "콘서트 입장료를 20대가 감당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는 이유를 밝혔다. 올해 토크콘서트의 입장료는 7만7000원이다.
김 씨는 "3년 전에 처음 토크콘서트를 시작할 때는 다들 나보고 '조심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다들 (이명박 대통령을) 씹는다"며 "대통령께서 건강하셔야 한다. 제가 보기엔 퇴임 후에도 할 일이 많으실 것 같다"고 농쳤다.
ⓒ프레시안(이명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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