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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 불평등 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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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 불평등 조약"

재협상 TF 구성 제안…사법부 한미FTA 비판 목소리 확대

현직 부장판사가 1일 법원 내부게시판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불평등 조약일 수 있으므로 사법부가 나서야 한다'라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최근 현직 판사들의 한미 FTA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 글은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또 앞서 나온 비판글과 달리, 사법부가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 내용도 담겨 있다. 사법부 안에서 나오는 한미 FTA 비판 목소리가 보다 정교해지는 양상이다.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올린 글에서 "한미 FTA에 관한 기획토론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여러 독소조약을 품고 있고 특히 우리 사법주권을 명백히 침해한다는 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네거티브 방식의 개방, 역진방지 조항,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을 근거로 한미 FTA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국민적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와 ISD 조항에 대해 법률의 최종적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법부의 재판권을 제3의 중재기관에 맡겨버렸는데 법원이 그에 관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법원행정처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를 구성할 것을 청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TF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바로잡아야 할지, ISD 조항은 타당한지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법원에서 TF를 구성해 연구결과를 발표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라며 "한 치의 이의도 없이 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들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달라고 부탁했다.

김 부장판사는 12월 한 달간 동의하는 판사가 100명을 넘어서면 TF 구성 청원문을 만들어 양 대법원장에게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의 글이 올라온 직후, 동의한 뜻을 표시한 판사는 10명 가량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와 서울북부지법 변민선 판사, 수원지법 송승용 판사 등이 FTA에 대한 소신을 밝힌 글을 올렸고,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 등은 대법원의 SNS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제지침과 같다고 비판했다.

▲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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