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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안정 지도해야할 노동부가 직원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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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안정 지도해야할 노동부가 직원 해고"

퇴출공무원 "퇴출절차 부당"…노동부 상대로 소송 걸어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중앙 정부로서는 최초로 시행했던 '공무원 퇴출제도'가 홍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퇴출대상으로 선정된 공무원은 "노동부 최고위층이 공무원 추방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퇴출을 강행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전 서울지방노동청 사무관 임미경(가명·60)씨는 지난해 11월 '공무원 퇴출제도'의 최종 퇴출대상자 8명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퇴출대상자 중 6명은 명예퇴직을 할 것을 권유받고 바로 그만뒀지만, 임 씨는 끝까지 이를 거부하다가 올해 8월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다. 그는 서울행정법원에 노동부를 상대로 한 직위해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다음 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퇴출 처분에 대해 임 씨는 "나는 2009년 근로감독 분야 기관평가에서 서울지방노동청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등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았는데도 무능하다는 사유로 퇴출당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업무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가 젊은 사람들이 퇴출대상에 걸리면 반발할 것을 우려해 노동부가 일부러 정년을 앞둔 사람들을 주먹구구식으로 퇴출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노동부가 몰래 퇴출프로그램 진행했다"

임 씨는 노동부의 퇴출 프로그램이 '역량강화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은밀히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6월 5급 공무원 중 직무역량과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을 선정해 '역량강화교육'을 실시하고 평가결과를 향후 인사운영에 반영하기로 했다. 7월에는 5급 공무원 18명을 역량강화교육 대상자로 선정해 다면평가에 들어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퇴출'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

임 씨는 "매년 의례적으로 하는 다면평가가 퇴출을 위한 수순이 된 전례가 없었다"면서 "노동부가 반발을 우려해 평가로 퇴출자를 선정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역량평가라고만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들 누가 언제 어떤 평가요소로 퇴출과정을 진행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평가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어 퇴출 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평소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도 아니고, 대부분 서로 모르는 부하직원을 통해 다면평가를 진행해 업무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업무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퇴출 근거 자료도 없이 구두로 퇴출 대상이라고 통보하고 끝이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노동부는 하다못해 징계, 감봉을 해도 으레 소명기회를 줬지만, 신분을 박탈하는 퇴출을 일방적으로 하면서 소명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지난달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퇴출 절차는 외부전문가에게 부탁하는 등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씨는 "외부 전문가의 명단을 비롯한 퇴출 근거 자료를 요구했지만 노동부는 묵묵부답"이라면서 "노동부는 우리 직원들한테는 명예퇴직을 강요해서 안에서 조용히 마무리하고, 밖에는 철밥통을 깼다는 홍보물을 뿌렸다"고 비난했다.

"고용 유지해야 할 노동부가 앞장서서 퇴출하나?"

그는 "고용노동부는 사업주한테 고용을 유지하도록 감독하고 해고할 때 법을 준수하라고 지도하는 기관인데, 다른 부처도 아니고 고용노동부에서조차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퇴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 직장협의회 관계자 또한 퇴출제도가 시행되던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2~3년새 장관 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우수직원까지 대상자에 포함되는 등 합리적인 사유가 아닌 마녀사냥식의 형식적인 다면평가 결과로 대상자가 선발되고, 결국 퇴출까지 이어졌다"며 "선별기준이 자의적이고 평가방식도 문제가 많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노동부는 퇴출 절차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법원에 제출한 '피고준비서면'에서 "국가공무원법상으로도 직위해제 처분에 앞서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고, 평가자에게 다면평가를 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했다"며 퇴출 절차는 적법한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고 맞섰다.

한편 노동부는 퇴출 대상자 선정 기준이 논란이 되자 지난해 말부터 '인사운영 혁신지침'을 세웠다. 이 지침은 성과계약·근무성적평가·다면평가 등에서 1년 이내에 하위 10% 이내 평가를 연속해서 받거나, 능력부족·근무태만·실적저조 등으로 감사를 받는 공무원이 직무수행능력 강화교육을 받고도 개선이 안 되면 공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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