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연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아이폰5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아이폰4의 기능을 개량한 '아이폰4S'를 선보였다. 아이폰4 보다 좀 더 빠른 연산속도와 개선된 카메라 기능을 갖췄고 음성인식 기능도 향상된 제품이었다.
하지만 <AP>는 아이폰4S가 IT 블로거나 애플의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며 투자자들도 실망했다고 전했다. 아이폰4S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장중 한 때 5% 가까이 하락했다가 장 마감이 되서야 회복했다.
아이폰4S, 향상된 기능은?
아이폰4S의 발표를 맡은 필립 쉴러 애플 부사장은 새로운 아이폰을 "훌륭한 비서"라고 표현하면서 향상된 음식인식 기능을 강조했다. 이번에 탑재된 음성인식 기능은 '전화걸기'나 '음악 재생' 같은 단순한 명령어 인식을 넘어 '내일 우산이 필요한가?'라고 물으면 자동으로 날씨를 검색해 알려주고, '몇 시에 깨워 달라'라고 말하면 알람이 설정되는 등의 진화된 성능을 보인다. 다만 이 서비스는 현재까지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서비스만 가능하며 다른 아이폰 기종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아이폰4S는 또 아이패드2에서 사용하는 듀얼 프로세서 'A5' 칩을 장착해 다운로드 속도 및 그래픽 처리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카메라는 기존의 5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로 개선됐고 촬영 속도도 33% 빨라졌다고 쉴러 부사장은 설명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4세대 통신망(LTE) 기술은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3세대 통신 기술인 코드다중분할접속방식(CDMA)와 유럽이동통신(GSM)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돼 지역별로 다른 통신 기술에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해 졌다. 일각에서는 아이폰으로 전자결재가 가능한 기능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칩은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은 아이폰4S를 출시하면서 저장용량 64GB 버전을 새로 내놓았고 가격은 2년 약정시 399달러로 책정했다. 32GB, 16GB 모델은 각각 299달러, 199달러다. 1차 출시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로 오는 7일부터 예약 주문이 시작되어 14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이용자들은 오는 12일부터 온라인 데이터 공유 기능인 아이클라우드(iCloud)와 메신저 기능 등이 추가된 새로운 운영체제 iOS5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 필립 쉴러 애플 부사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아이폰4S'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예상 기능은 대부분 구현, 그래도 기대에 못미친 이유는?
신제품 발표 이전에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됐던 기능이 아이폰4S에서 대부분 구현됐음에도 팬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한 건 애플에 대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AP>는 분석했다.
애플은 2007년 처음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1년 꼴로 새로운 버전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폰4가 나온지 16개월이 지났지만 디자인이나 화면크기에서 차이가 없는 개량형만을 내놓았다. 이는 그 동안 제품 보안을 지켜오면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키워왔던 것에 비해 미미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은 모든 투자자들이 실망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 투자자는 "애플 주식은 보유 주식 중 가장 안전한 투자상품"이라고 말했다. 기대를 총족시켰느냐 여부를 떠나 애플이 선보인 제품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주가는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4배 가까이 뛴 상태다.
한편, 지난 8월 스티브 잡스에 이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팀 쿡은 처음으로 제품 발표회 무대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쿡 CEO는 이날 스티브 잡스의 발표회장 의상과 비슷한 청색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20여 분간 기조발언을 한 후 곧 구체적인 제품 설명을 각 담당 부사장들에게 넘겨 '프리젠테이션의 귀재'였던 잡스와 대조를 보였다.
이날 발표회장도 대규모 행사장이 아닌 250여 명 정도만이 들어갈 수 있는 애플 본사를 택했고, 전 세계로 방영되던 인터넷 생중계도 이번에는 없었다. 잡스 시절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는 발표였지만, <AP>는 쿡 CEO가 부각될 수 있을 만큼 독특한 제품이 없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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