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성장률 꺾이고, 물가 치솟고"…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성장률 꺾이고, 물가 치솟고"…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9월까지 평균 물가상승률 '4.5%'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물가는 앞으로도 안정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이 현실화하는 마당이다.

물가 4% 이상 기정사실화

9월 물가도 4%를 넘어섰다. 4일 통계청이 밝힌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당초 추정한 대로 전년동월대비 4.3% 올랐다.

지난달(5.3%)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한은의 연중물가관리목표(4.0%)를 훌쩍 넘은 것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때는 1월과 5월로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했다. 지난 9개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7%에 달한다. 한은의 물가관리는 사실상 실패했다.

물가가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주요 원인은 수입 원재료값 폭등이다. 지난달 물가상승세를 끌어올린 근본 원인에는 휘발유(14.6%), 경유(16.4%), 등유(23.9%), 자동차용 LPG(20.2%) 등 석유관련품목이 자리했다. 연초 물가상승세를 주도하던 농산물(0.7% 하락)의 자리를 수입 원자재가 대체한 격이다.

앞으로 전망도 어두운 이유다. 선진국 경제 위기로 인해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원화가치 하락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은 물론 미국의 투자은행까지 흔들리면서, 이날(4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 위로 치솟은 건 작년 7월 22일 1204원(종가 기준)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달러값이 비싸지면서 결제비용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비싸진 수입품이 국내 물가 상승세를 자극하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서비스요금 상승도 기정사실화됐다. 각 지자체는 버스, 지하철, 전기, 도시가스 등의 요금을 올해 안에 인상할 예정에 있다. 앞으로도 물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왼쪽 그래프 단위 %, 오른쪽 그래프 단위 억 달러. ⓒ프레시안

스태그플레이션 시대 도래하나

문제는 경제성장률도 더디다는 점이다. 당장 선진국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전선이 밀려났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년 7개월 만에 한자릿수(8억2100만 달러)로 쪼그라든 무역수지는 지난달에도 14억3500만 달러에 그쳐, 전년동월대비 두달 연속 급감했다.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부담은 커지는 반면, 선진국 경제 위기로 인해 수출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경제를 유일하게 지탱해 준 수출마저 선진국 경제위기 여파에 본격 노출됐음을 뜻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4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9%에서 3.9%로, 내년 전망치는 4.2%에서 3.5%로 하향조정했다.

선진국 경제위기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리라는 우려를 반영한 탓이다. 심지어 골드만삭스는 "향후 몇 분기 안에 독일과 프랑스는 경미한 수준의 경기후퇴(리세션)에 진입할 수 있다"고까지 내다봤다. 미국의 경기후퇴 가능성도 "40%"로 높게 잡았다.

이에 따라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미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속속 낮춰잡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5%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4.5%로 높여잡았다. 경제성장률보다 물가상승률이 0.5%포인트 더 높다는 얘기다.

민간연구기관도 일제히 당분간 한국 경제가 어려운 길을 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 4.2%로 낮춰 잡았다. 내년 전망치 역시 3.6%, 4.0%로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4.5%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잡은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음을 뜻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역시 4.5%로 예상하고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 수출에 치중하느라 물가 상승세 다잡기에 실패한 정책당국의 행보가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판국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