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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마트폰 제조 노동 착취 고발한 앱 삭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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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마트폰 제조 노동 착취 고발한 앱 삭제 파문

아동 착취, IT 노동자 자살 다뤄…검열 이중잣대 논란

애플이 스마트폰 사업의 어두운 면을 꼬집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애플의 자의적인 검열 방침이 또 한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게임 웹진 <가마수트라>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폰 스토리'(Phone Story)라는 제목의 아이폰용 게임 앱의 등록을 취소했다.

'폰 스토리'는 스마트폰 사업 이면에 있는 노동 착취 등을 풍자한 게임으로 알려졌다. 이 앱은 4개의 간단한 게임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서 미성년 흑인 광부를 감독하는 게임은 IT 기기의 재료로 쓰이는 콜탄을 얻기 위해 아프리카 콩고에서 아동 착취가 일어나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또한 공장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잡아야 하는 게임은 외주 방식으로 아이폰을 제조하는 중국의 팍스콘 공장에서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집단 투신한 사건을 상기시킨다. 이 밖에도 이 앱에는 파키스탄에 IT 관련 산업폐기물이 쌓여가는 현실을 고발하는 게임도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스마트폰에는 애플의 로고인 하얀색 사과 모양을 본따 만든 하얀색 배 로고가 박혀 있다.

▲ IT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풍자한 아이폰용 앱 게임 '폰 스토리'

이 앱은 이탈리아의 몰레인더스트리아(Molleindustria)라는 사이트에서 만든 것으로, 몰레인더스트리아는 예전부터 정치·사회 이슈를 좌파적 관점에서 바라본 플래시 게임을 만들어 왔다. 몰레인터스트리아는 애플에 이 앱의 등록을 신청하면서 수익금을 기업의 횡포에 맞서는데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애플이 처음에는 이 앱의 등재를 승인했다가 몇 시간 되지 않아 말을 뒤집으면서 벌어졌다. 애플은 앱을 삭제하게 된 이유로 게임이 아동 학대를 묘사하고 있고, 불쾌하고 상스러운 내용을 포함해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몰레인더스트리아의 운영자인 파올로 페데르시니는 <가마수트라>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의 의도는 '블랙 유머'이며 애플의 일방적인 검열이 앱 개발자들의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애플이 전자책이나 음악 콘텐츠와 달리 게임에는 차별적인 검열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애플의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즈가 '불쾌하고 상스러운' 내용을 담은 모든 노래를 금지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애플의 이중적인 검열 정책을 비판했다.

애플은 지난해 앱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러한 '이중 정책'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앱을 전자책이나 음악 콘텐츠와는 다른 차원으로 보고 있다며 '선을 넘었다'고 판단되는 앱은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서는 "개발자들이 선을 넘었을 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모호함을 남겼다.

이 때문에 앱 등재가 거부되거나 등록된 앱이 삭제될 때마다 애플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일례로 애플은 2009년 말 미국의 시사만화 전문지인 <뉴스툰>의 정치풍자 앱이 공직자들을 비판적으로 풍자한다며 등록을 거절했다. 하지만 이 신문의 설립자인 마크 피오레가 이듬해 4월 퓰리처상을 수상하자 애플은 앱 재등록을 권유했다. 앱은 내용에 어떤 수정도 가하지 않은 채 다시 출시됐고 애플의 자의적인 검열 잣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가디언>은 <뉴스툰>의 사례와 달리 '폰 스토리'는 애플을 정면으로 비판한 앱이어서 애플이 재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이번 사건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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