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면산 참사는 인재"…서울시, 관련예산 25억 삭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면산 참사는 인재"…서울시, 관련예산 25억 삭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예산은 늘었는데…

서울의 집중호우 피해는 인재(人災)였다. 지난해에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있었으나, 서울시는 올해 수방대책 사업 예산을 대폭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프레시안>이 서울시의 올해 예산개요를 확인한 결과, 올해 서울시의 수방대책 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150억 원이 넘게 삭감됐다.

지난해 64억5700만 원이 배정됐던 자연재해위험지구(서초동) 및 침수지역(상도동) 정비 예산은 올해 40억 원으로 24억5700만 원이 삭감됐다. 서초동은 아파트 붕괴로 사망자가 발생한 우면산이 자리한 곳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연재해위험지구 및 침수지역 정비 예산'은 서초동 강남역 사거리~우성아파트 사거리 간 하수관거(下水管渠)를 신설하는 작업(총사업비 238억 원)"이라며 "당초 지난해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사업이 올해까지 연장돼 마무리 사업비 10억 원이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우면산과 관계없는 정비사업 예산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강남역 사거리 구간 역시 호우로 인한 피해가 컸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련 사업은 이미 공사가 완공 직전까지 진척된 상태다. 관련 공사가 완공됐음에도 강수 패턴이 바뀌어 예상된 집중호우 피해를 막지 못했던 셈이다. 서울시의 대책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가 잘못된 것인지(인재인지),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지(천재인지)는 추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상도동 인근과 신대방동 등도 현재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가 갈라지는 등 피해가 극심하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우면산이 무너져내리면서, 토사가 인근 아파트 단지로 밀려내려왔다. ⓒ프레시안(선명수)

더군다나 이번에 사고가 난 우면산은 지난해 추석 기간에도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복구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매주 우면산으로 등산한다는 인근 아파트의 한 주민은 "바로 최근까지도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며 "집중호우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지금까지 복구작업이 안 이뤄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서울시 관계자에게 우면산 복구 작업의 진척 상황과 배정된 예상, 시행시기 등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으나 이 관계자는 "담당자에게 알아보겠다"고 하고는, 더 이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또 종합적인 풍수해예방 대책 예산을 지난해 130억4700만 원에서 올해 1억4700만 원으로 무려 129억 원이나 삭감했다.

지난해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해 광화문 일대가 잠기고 200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관련 예산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지난해 편성된 129억 원은 태풍 곤파스 피해 복구에 따른 특별복구비"였다며 "기타 풍수해 상황실 운영비는 매년 동일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관련 예산정보를 보면, 이 내역들이 소개된 '7. 소방·안전 – 재해없는 서울' 항목에서 재해 방지 항목은 찾기 어렵다. 배수와 관련된 상하수 시설 예산이 '2. 환경보전 – 지속발전 가능한 친환경관리체계 구축' 부문에 잡혀 있으나, 하수관거 정비 부문을 제외하면 수해 대비 예산 내역은 없다.

하수시설 관련 항목은 크게 △하수관거 종합 정비 △하수관거 신설, 개량 △하수암거 보수 보강 △하수도 관리 △하수악취 없는 서울 만들기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이들 예산은 지난해 1651억1400만 원보다 143억5300만 원 늘어난 1794억6700만 원 배정됐다. 그러나 광화문 일대 등 상당 지역이 공사가 늦어져 피해를 막지 못했다. 광화문 일대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지난달 말까지도 공정률이 60%에 불과했다. 폭우 시 빗물을 저장할 임시저류시설 확보도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했다. 올해 광화문이 다시 물에 잠긴 이유다. 시는 호우로 인해 공사가 늦어져, 장마철이 지나서야 공사가 완공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물 관리부문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된 사업은 아리수 관련 사업과 경영개선 사업이다. 아리수 품질 고급화 사업에는 작년보다 150억3300만 원 늘어난 1860억4300만 원이, 상하수도 경영개선 사업에는 616억9400만 원 늘어난 2017억6300만 원이 배정됐다.

소방대책 예산 역시 동결되거나 일부 삭감됐다. 올해 소방공무원 개인보호장비 보강 및 유지관리 예산은 지난해보다 24억2600만 원 줄어든 26억8100만 원에 불과했고, 소방용수시설 보수 및 설치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62억2600만 원으로 배정됐다.

재난관리시스템 인프라 구축 예산은 지난해보다 2억900만 원 삭감(90억4300만 원)됐고, 119종합상황실 전산·유무선 통신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 예산은 9200만 원 감소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신청사 건립,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건립, 한강르네상스 사업 등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했다. 서울시는 올해 신청사 건립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193억 원 늘어난 583억3100만 원을 책정했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준비 예산은 지난해보다 156억7100만 원 늘어난 191억3900만 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가 일어난 마당에 오히려 논란이 많았던 사업에만 예산이 대거 배정된 마당이라, 여러모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알림>

서울시는 본 기사 발행 뒤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서울시의 해명을 참조해서 기사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