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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주한 美대사 내정자 아버지, 이미 죗값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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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주한 美대사 내정자 아버지, 이미 죗값 치렀다"

김대중 납치 사건 주역…"아버지 일은 내정자와 무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14일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된 성 김 미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사의 부친인 고(故) 김재권 전 주일 공사가 김대중 납치 사건에 개입했던 과거를 사실상 용서하겠다고 밝혔다.

이희호 이사장은 <시사저널> 최신호(14일자)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성 김 아버지도 위(상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했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결국 본의가 아니지만 그렇게 납치 사건에 관련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김재권 씨가)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그 다음부터는 숨어서 지냈다고 한다. 전해 듣기로는 미국 LA에서 한국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갔다고 한다"며 "그것도 상당한 고통이었을 것이고 자신의 죗값을 지불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성 김 내정자의 부친인 김재권(본명 김기환) 전 주일공사는 1973년 일본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씨가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도쿄 팔레스 호텔에서 납치될 당시 일본 내 총책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3년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는 김재권 씨가 납치 사건의 '총책지령' 임무를 수행했다고 되어 있다.

2007년 국가정보원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김재권 씨는 납치 사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결재를 확인하기 전까지 공작을 추진할 수 없다"고 버텼으며 납치 이후에도 김 전 대통령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납치 사건은 결국 일어났고, 김재권이 한국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기억에서 주된 역할을 했던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고(故)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의 회고에 따르면 김재권은 납치 사건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납치 사건의 진상을 전달했고 얼마 뒤 공직에서 물러나 도미했다. 김형욱은 김재권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납치 사건의 진상을 폭로하겠다는 협박 편지를 보내 돈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된 성 김 미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사ⓒ뉴시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성 김 내정자가 미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활동하는데 대해 납치 사건은 그가 어렸을 때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희호 이사장도 이번 인터뷰에서 "(성 김 내정자가 납치 사건) 당시 열세 살 정도였는데 뭘 알았겠나. 연좌제 식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라며 "대사로서 잘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보고서에 따르면 김재권은 미국에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을 만나 반(反) 박정희 운동을 벌이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기도 했다. 1979년부터 1982년까지 한국에서 한국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지만 이후 로스엔젤레스(LA)에서 1994년 숨질 때까지 여생을 보냈다.

한국 이름이 김성용이었던 성 김 내정자는 부친을 따라 이민한 후 이름을 바꾸고 1980년대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검사 생활을 하다 외교관으로 전직한 그는 2006년부터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맡으며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성장했다. 대중들에게는 가수 임재범의 고종사촌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1993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한편, 6·15 남북공동선언 채택 11주년을 맞아 이 이사장은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해 "20~30년 전 불신과 대결의 시대로 돌아갔다"고 혹평했다. 그는 "현 정부가 들어선 후 남북관계가 역주행 하고 있다"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남북 정상급 지도자들이 우리 동족끼리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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