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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언제까지 '썩은 돈'만 챙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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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언제까지 '썩은 돈'만 챙길 건가"

"버마의 비극, 대우인터내셔널·가스공사 책임 크다"

"(사업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났다는 것을 기업이 알고도 묵인하면 그 기업은 버마의 군사 정부와 공범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권침해를 당한 주민이 버마 내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 우리는 국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버마(미얀마)의 가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보고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폴 도노위츠 변호사는 한국의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를 단호하게 비판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가스 수송관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버마 현지 주민들이 인권침해를 당했는데도 해당 기업이 이 사실을 묵인했다는 것이다.

국제단체 활동가들이 버마의 인권침해 상황을 알리고자 한국을 찾았다. 이들에 따르면 버마에 가스 수송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버마 주민들은 강제 구금, 고문, 토지 몰수, 강제 노역 등의 인권 침해를 당했다. 이 사업에는 한국의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고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지구의 권리, 슈에 가스 운동(Shew Gas Movement), 국제민주연대, 좋은기업센터 등 7개 국제‧시민‧사회단체는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는 버마의 인권 문제가 완화될 때까지 프로젝트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버마에는 한국, 중국, 인도의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과 버마를 잇는 가스‧석유 수송관을 만드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버마-중국 수송관은 버마로부터 가스를, 중동과 아프리카로부터 석유를 버마를 통해 중국으로 운반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해저가스 추출 사업에서 지분의 51%를, 한국가스공사가 8.5%를 투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내륙의 천연가스 수송관 사업에도 지분 25%를 가졌다.

그러나 인권‧환경 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인 지구의 권리(EarthRights International:ERI)가 현지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버마에 가스 수송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버마 주민들은 강제 구금, 고문, 토지 몰수, 강제 노역 등의 인권 침해를 당했다.

버마 정부 가스·석유 사업할 지역에 토지 강제 몰수

▲ 버마 슈에(SHWE)지역 가스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버마 내 아라칸(Arakan) 난민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Shwe Gas Movement (SGM)의 활동가 웡 아웅(Wong Aung)씨. ⓒ프레시안(김윤나영)
수송관 사업 때문에 버마 정부가 주민들의 토지를 몰수하면서 생긴 난민도 늘었다. 문제는 몇몇 주민만이 적은 보상을 받았을 뿐, 대부분 주민은 토지 보상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버마 난민 출신이자 슈에 가스 운동(SGM)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웡 아웅 씨는 "군사 정부가 토지 몰수를 요청하면 대부분 주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거절하면 바로 구타나 고문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구의 권리에서 일하는 폴 도노위츠 변호사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포함한 가스 수송관 관련 사업체들이 현지인에게 5일 안에 떠나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버마 정부의 강제 토지 몰수에 대우인터내셔널 측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병원 만드는데 버마 주민 강제 노역 당하기도

현지에 남은 주민들은 가스 수송관을 만드는 강제 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웡 아웅 씨는 "지역주민 중 많은 사람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다"며 "이들 중 95%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고도 아무런 금전적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머지 5%도 매우 불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폴 도노위츠 변호사는 "심지어 대우인터내셔널이 사회적 기여를 한다고 버마 현지에 병원을 건설했는데, 그 건설 현장에서조차 (정부의 지시로) 지역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돼 일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 군대가 주둔하므로 토지 몰수, 강제 노역에 대해서 사실상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 웡 씨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가스·석유 수송관을 보호하는 버마 군인은 8000명이지만, 군사 주둔은 점차 증가해왔다"고 말했다.

"가스 개발은 부패한 돈과 관련 있다"

▲ 버마 가스개발 문제에 지속적으로 대응해온 국제 환경·인권단체인 지구의 권리(EarthRights International : ERI)의 활동가 폴 도노위츠(Paul Donowitz) 변호사. ⓒ프레시안(김윤나영)
버마 정부는 앞으로 30년 동안 가스‧석유 수송관 사업으로 290억 달러를 벌게 된다. 그러나 폴 씨는 "천연가스 개발에서 버마 주민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잘라 말했다. 버마 외환 수입의 70%는 가스 수출에서 오는데, 부패 때문에 가스 수출의 1%미만이 2007년과 2008년에 버마 총국가 예산에 포함됐을 뿐이다. 지구의 권리의 신뢰할 만한 정보에 의하면 가스 수출 이익의 57%는 싱가포르나 두바이 은행의 사적인 개인 계좌로 들어갔다. 2010년 투명성인식지수에 따르면 버마는 전 세계에서 부패지수가 2등이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 등 사업체와 버마 정부에 가스 개발에 쓰인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버마 정부와 사업체 모두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이어 폴 씨는 "대우인터내셔널 회장이 예전에 버마에서 무기 공장을 운영해서 벌을 받았는데, 솜방망이 처벌이었다"며 "대우인터내셔널은 무기 제조회사가 아닌데도 버마에서 무기 공장을 운영했다는 것은 버마 군대와 연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설사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가 아무리 책임 있게 사업을 진행하려 해도 이 사업이 계속되는 한 버마의 인권침해는 계속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가스 수송관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사업을 잠시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그밖에 이들 국제‧시민‧사회단체는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이고 검증가능한 제3자 환경영향평가 및 인권영향평가 시행 △평가에서 지역주민에게 완전하고 자유로운 참여 보장 △평가 내용 전체 공개 △지역 주민에게 충분한 보상 제공 △안전장치 확보 △정부가 받은 지급액 사용 내역 공개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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