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위원장은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 회장이) 대기업 이익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며 이를 이념문제로 연결하는 것은 이익공유제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 기인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진정성을 갖고 행동으로 실천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회장이) 자신이 공부한 책에서 본 적이 없다고 해서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시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며 "색깔론이나 이념 등의 잣대로 매도하지 말고 진지하고 생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공유제의 근간이 되는 성과배분제는 이미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삼성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근로자에 대한 종업원 지주제나 경영자에 대한 스톡옵션은 이들의 근면과 창의를 자발적으로 유도해 내기 위해 기업이 자생적으로 마련한 성과배분제의 대표사례"라며 "실제로 이익공유제를 제안하게 된 가장 직접적 계기가 바로 삼성"이라고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연말 목표대비 초과이익 일부를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주는 '프로핏 셰어링'(PS)을 거론하며 "삼성전자가 이미 실시하고 있는 PS의 대상을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로도 넓히자는 것"이라고 이익공유제 개념을 풀이했다.
정 위원장은 경영자, 노동자, 협력업체가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한 초과이익이라면 협력업체에도 그 성과의 일부가 돌아가도록 하자는 성과공유제의 일종이라고 이익공유제를 거듭 설명한 뒤 "재계나 정치권의 어느 누구와도 만나서 이익공유제의 본래 취지에 대해 진지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건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선 경제부문에서 건강한 시장경제의 바탕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라며 향후 이익공유제 연구를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공청회를 열어 각계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근태 "이건희, 정운찬을 무식한 사람을 몰아 붙여"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도 정운찬 위원장을 지원하고 나섰다. 김 고문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건희 회장은 일거에 정운찬 전 총리를 '불학 무식'한 사람으로 몰아 붙여 버렸다"며 "이건희 회장의 삼성자본권력이 섬뜩하게 느껴진다"고 맹비난했다.
김 고문은 "노조를 부정하는 삼성이 우리 헌법과 노동관계법을 짓밟고 있다"며 "이런 삼성이야말로 자본주의도, 전체주의도 아니고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삼성과 이건희 회장에게는 삼성이 그간 누려온 정경유착과 부당판결, 편법증여와 조세포탈, 무엇보다도 권력과 국민 위에 군림했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없는 모양"이라며 거듭 이 회장과 삼성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이 회장은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라 경제학 공부를 해왔으나 이익공유제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가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도대체가 경제학 책에서 배우지도 못했고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국내에서 손 꼽히는 경제학자인 정 위원장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만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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