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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수주액, 한국이 절반 부담" 의혹 파문

MBC <2580> "정부, UAE와 이면 계약 맺고도 국민에게 숨겨와"

2009년 말 이명박 대통령의 막전막후 지휘로 일궈낸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건에서 한국이 수주액의 절반가량을 UAE에 빌려주기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상 수주가 아닌 투자에 가깝다는 얘기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한국와 UAE는 지난해 말 원전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이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이하 2580)은 30일 방송에서 "순항할 것 같았던 원전 공사가 시작단계부터 삐걱거린 배경에는 우리 국민들이 까맣게 모르는 미공개 계약이 있었다"며 한국이 22조 원에 달하는 공사 대금 중 12조 원을 UAE에 빌려주기로 한 사실을 폭로했다.

<2580>은 지난해 10월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이 UAE 원전에 100억 달러(원화로 약 12조 원)를 빌려줄 계획"이라며 "이번 UAE 프로젝트에는 수출입은행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한 사실를 소개했다. 건설비용 186억 달러 중 절반 이상이다.

<2580>은 "그 동안 수주액은 UAE가 전액 부담하고 한국은 건설만 맡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면서 "턴키베이스로 200억 불 나왔다는 건 이 지구상에서 처음이다. 10년 만에 돈 벌고 빠져나오니까 굉장히 '해피한 것'"이라고 했던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당시 발언을 내보냈다.

하지만 UAE 원전 수주 계약에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2580>에 "이슬람채권 과세 특례 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할 시급성이 있느냐고 물으니 기획재정부 차관이 UAE 원전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2580>은 "원전 건설비용을 위해 이슬람권의 '오일머니'를 빌려둘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2580>은 기획재정부 임종룡 1차관은 지난달 3일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출석해 "UAE 계약 내용 자체가 우리가 반 정도 금융조달을 하도록 되어 있다"라고 한 발언과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실에 수출입은행이 제출한 자료에서 "UAE 원전 사업의 예상지원금액에 약 100억 달러가 향후 10년에 걸쳐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힌 부분을 보도했다.

<2580>은 현지취재를 통해 UAE도 한국의 건설 비용 조달 책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파하드 알 카타니 아랍에미리트원자력전력공사(ENEC) 대외협력국장은 <2580>에 "한전도 프로젝트에 일부 지분을 갖게 될 수 있다"며 "UAE 정부는 재정적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100% 지원할 수 있지만 최선의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대안을 검토할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전 측도 <2580>에 서면 답변으로 금융지원 사업을 시인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580>에 "원자력뿐 아니라 한국에서 기자재를 해외에 수출할 때는 수출무역보험이나 수출입은행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580>은 "UAE에 빌려줄 100억 달러는 규모가 너무 크고 대출 기간이 28년으로 전례 없이 길다"며 원전 수주를 위해 한국이 무리한 계약을 감당하면서도 국민에게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지금까지 해외 발전 플랜트 사업에 지원한 금액은 10개국 21억 달러에 불과한데 UAE 원전에만 5배가 넘는 금액이 들기 때문이다.

<2580>은 수출입은행이 민간 금융기관을 설득해 대출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었지만 1년 동안 한 곳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30년에 가까운 장기 대출을 시중 은행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때는 역마진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UAE의 신용등급이 'AA'인 반면 한국은 'A'등급으로 대출 이자율이 더 높다. UAE가 대출금을 한국에 저리로 갚을 수 있지만 한국은 더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해 사실상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전 수출 과정에서 한국이 보인 '무리수'에 국민 세금도 들어갔다. 지난해 예산안 '날치기' 처리 과정에서 정부가 수출입 은행에 1000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혜훈 의원은 "수출입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원전 수주에 대한 금융지원 때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자산 건정성을 위해 올해도 정부에 5000억 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2580>은 밝혔다.

<2580>은 "자금 조달이 늦어져 원전 공사가 차질을 빚으면 제2, 제3의 원전수주를 준비하는 한국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파병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따낸 해외 원전수주에기에 투명하지 못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장기적인 손해보는 사업이 되는 게 아닌지 걱정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보도가 나간 후 민주당은 31일 논평에서 "방송 내용이 사실이라면 군대를 끼워 팔기 식으로 수주한 것도 모자라 거짓말 정권이 또다시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파병과 이면 계약의 내용을 스스로 공개하고 즉각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31일 해명자료를 내고 "원전 수출에 대한 수출금융 대출은 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국의 수출입은행을 통해 지원할 수 있으나 대출금리는 반드시 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한다"며 "저금리 대출에 의한 역마진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OECD 가이드라인은 자국의 경쟁력을 위해 수출입은행의 보조금 정책을 펴는데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를 기준으로 28년이나 되는 장기 대출에서 보조금 효과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신용등급이 높은 UAE가 직접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국과 더 높은 금리로 계약을 맺으려 할 것인가부터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대출조건에 대해 계약당사자간 비밀로 어떤 나라도 이를 공개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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