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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인큐베이터에서 죽어가는데, 조퇴가 안 돼서…"

민주노총, 7일 시청광장서 노동자 대회 열어…4만 명 운집

오는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지 만40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앞두고 서울 시청광장에서 대규모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합은 이 자리에서 전태일의 정신을 본받아 타임오프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노동법 재개정 활동을 벌여나갈 것을 시민사회 진영에 제안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등 4만여 명(경찰 추산 2만 명)은 7일 시청광장에 모여 '2010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금속노조와 서비스연맹, 공무원노조 등 산별노조는 대회에 앞서 시청 주변에서 사전 집회를 연 후 광장에 합류했다.

지난해 노동자대회의 쟁점이 타임오프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G20정상회의와 '노조 죽이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륭전자, 동희오토 사태가 합의로 끝나면서 재부상한 비정규직 문제 역시 빠질 수 없다. 민주노총은 이미 G20회의를 "FTA 타결을 위한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회의가 열리는 11일 총파업을 공언한 상태다. 타임오프 갈등으로 촉발된 KEC 사태의 본질이 '노조 죽이기'로 드러나면서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도 작용했다. 금속노조도 이날 사전대회에서 총파업 의지를 재확인했다.

▲ 7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전태일 40주기를 기려 열린 노동자대회에는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외국 노동조합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날 행사에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킨치누 마르케스 세베로 브라질 노총 사무총장이 대표로 낭독한 연대사에서 이들은 "금융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폐해가 일반 국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자를 보호하는 공정하고 평등한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일을 기리는 뮤지컬과 영상이 이어진 후 최진일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이 무대에 올랐다. 최 사무장은 "4년 전 우리 공장에도 전태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후배는 택배 노동자가 됐고, 3년 전 한 동료 노동자는 조퇴를 하지 못해 인큐베이터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보지 못했다"며 "비정규직은 노예의 이마에 찍힌 낙인과 같다"고 말했다.

최 사무장은 "최저임금으로 일하고 산재 보상도 못 받는 처지보다 참을 없는 건 '비정규직'이라는 네 글자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때"라며 "전태일이 동정과 연민이 아닌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싸웠듯 10년 동안 외쳐왔던 비정규직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저임금의 굴레, 돈 떼이는 게 일상화된 이주노동장, 4대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 중간착취와 노예계약을 반복하는 사내하청 파견 노동자 등 정규직 채용이 비정상이 되어버린 절망의 사회는 전태일이 꿈꾸던 세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태일 전신 계승의 의미는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 이주노동자와 단결하고 시민진영과 연대하는 것"이라며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정당과 시민사회에 '노동관련법 전면 재개정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대회사를 마치고 이들은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은 대회 시작 전부터 광장 주변 30개 중대 2800명으로 둘러쌌다. 일부 조합원들이 행진을 강행하면서 최루액이 뿌려지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최 측은 7시30분경 행진 시도를 중단하고 해산했다. 한편 행사 도중 영상 장비에 연결된 전선이 두 번 끊어지는 사고가 생기면서 주최 측이 "비겁한 행동으로 대회를 망치려 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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