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단독] 정부, 3년전 '수서발KTX' 법 개정 필요성 지적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단독] 정부, 3년전 '수서발KTX' 법 개정 필요성 지적했다

2010년 보고서 "철도사업법 보완 필요"…국회 우회하려다 '들통'

국토교통부가 수서발 KTX 운영회사(이하 수서발) 설립 및 운영과 관련해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정부 연구 용역에서는 한 노선에 두 사업자가 경쟁을 할 경우 법적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민영화 여부를 떠나 국회를 거치지 않고 '두 사업자가 한 노선'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결국 철도사업법 5조 면허 조항을 근거로 한 노선에서 두 개의 철도 회사가 경쟁할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말 바꾸기'가 되는 셈이다.

현재 수서발 설립이 철도 관련 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회를 우회하는 방식의 '위법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수서발KTX 설립 방안을 정부가 발표하면서 '철도 민영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연합뉴스

3년 전 정부 '철도사업법 5조, 철도 면허 조항은 부실투성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철도 경쟁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09년 한국교통연구원(KOTI)에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그 결과 2010년 12월 작성, 보고된 '철도산업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 국토교통부의 주장은 무색해진다.

이 보고서는 먼저 "현재 철도운송사업과 관련된 제도는 2005년 제정된 '철도사업법'이다. 법률에 따르면 국토해양부 장관은 철도노선을 고시하고 사업자에게 면허를 발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제도 아래 철도노선별로 면허를 받은 사업자가 철도운송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현 국토교통부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다만 문제는 관련법률 어디에도 면허발급 신청자가 2인 이상인 경우 면허발급 방법이나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또 2인 이상에게 면허가 발급된 경우 선로 배분 등 노선관리방안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는 묵시적으로 동일노선 내 경쟁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주장과 동일한 해석이다. 이들은 "국토부가 근거로 삼는 철도사업법 5조 면허조항의 입법취지는 경쟁 도입을 제도화하는 게 아니라 민간 투자 건설에 대한 한시적 운영권 부여 조항"이라며 "수서발 KTX는 기존선의 80% 이상을 포함하고 있다. 이 구간 역시 민간 투자가 아니라 15조 규모의 국고로 건설된 중첩된 노선이며 철도공사가 운영권을 갖는 것이 현행법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이 보고서는 이어 "사업 면허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될수 있다. 사업계획서에 나타난 성과 달성 여부를 기준으로 사업면허를 재평가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철도 면허 조항'의 부실함을 '경쟁 도입'의 걸림돌로, 법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 보고서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그 하위법령의 미비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선 철도 운송 시장에 신규 사업자는 선로를 배분받아야 하는데 관련 규정이 불명확하다"고 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연구원


ⓒ교통연구원

수서발KTX 설립하려면 무더기 법개정 필요…정부는 왜 말을 뒤집었나?

이 보고서는 또 "일반적으로 선로의 배분은 열차운영계획과 관제를 총괄하는 전문부서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시행령 제24조는 '선로배분에 관한 지침'을 고시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고시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를 주도적으로 실시해야하는 철도교통관제시설의 운영은 명시하고 있으나 철도교통관제업무를 철도공사에 위임(동법 시행규칙 제12조)함으로써 신규사업자에게 공정한 선로배분을 기대할 수 없게 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유사한 조항으로 철도시설 유지보수업무를 철도공사에 위탁하고 있다. 유지보수 기관이 철도공사인 것은 철도시설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철도공사에 집중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신규사업자로선 상대적 차별을 받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경쟁 체제 도입을 위해서는 이같은 법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보완하지 않고 현행처럼 수서발 설립을 추진할 경우, 철도공사와 수서발 회사는 잦은 갈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요약하자면 현재 '철도사업법'은 노선별 사업면허를 발급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철도운송시장의 유효경쟁 도입이 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사업자의 성과관리나 보다 진보된 경쟁도입(동일노선 복수사업자) 방안 등 경쟁을 실효적으로 이끌기 위한 내용은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하위법령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세밀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며 특히 관제 및 유지보수 등과 같이 공정경쟁의 근간이 되는 요소는 정부가 독립적인 기관에 위탁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그러나 현재 국토교통부는 별다른 법 개정 절차 없이 수서발 설립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