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서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이번 국기 문란 사건에 대해 박희태 전 국회의장 비서 김모 씨와 최구식 전 국회의원 비서 공모 씨의 범행이라는 검경의 수사결과를 재확인 선에서 이번 사건을 끝내면서 국민들로부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새누리당이 이명박 대통령과 아들 이시형 씨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청와대가 개입한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에 대한 특검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특검 대신 국정조사,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는 야당의 주장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 디도스 특별검사팀 박태석 특별검사가 21일 오전 서울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태석 특검 "윗선 존재? 진실 은폐? 대부분 의혹은 '무혐의'"
박태석 특별검사는 21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은 결론을 내리고, 경찰 수사 도중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에게 수사 상황을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하는 등 총 5명을 직무유기,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은 크게 최구식, 나경원 전 의원 등 '윗선' 개입 여부, 디도스 공격 관련 자금 출처, 경찰, 검찰 수사 관련 청와대의 수사 개입 및 은폐 의혹, 디도스 공격과 관련된 중앙선관위 내부 공모 의혹, 범인들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 합법화 관련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특검은 그러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서, 정치인 등 제 3자 개입 의혹, 최구식 전 의원 개입 의혹, 나경원 전 의원 보좌관 개입 의혹, (디도스 공격 전날 있었던) 국회의원 비서, 청와대 행정관 등이 참석한 1.2차 술자리 관련 의혹 등은 무혐의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또 온라인 도박 사이트 합법화 관련 로비 및 디도스 공격과 관계 여부 등의 의혹도 무혐의로 내사 종결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수사 내용을 전달해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한 의혹, 경찰의 축소 은폐 의혹, 선관위 개입 의혹도 모두 무혐의였다.
윗선 개입 의혹은 이번 수사의 핵심이었다.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업체 대표가 "나경원 보좌관과 이야기가 다 됐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도 했었다. 디도스 공격을 청탁한 최구식 전 의원의 비서가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배후라고 말한 정황도 있었다. 그러나 최 전 의원도, 나 전 의원도 무혐의로 결론났고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밝혀내지 못했다.
"신분 상승을 위한 20대 비서의 우발적 범행"이라며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 검찰의 '예언'대로 된 셈이다.
"칼날 줬더니 칼자루만 남아…이제는 국정조사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의 수사를 '실패'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MB새누리심판위원회 산하 '4.11' 부정선거 및 디도스 사건 조사 소위'는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이 났다. 특검에 칼날을 줬지만 칼자루만 남았다"며 "이제는 국정조사만이 디도스 사건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소위는 "특검은 '이름 세글자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을 밝혀내지도 못했고, 디도스 공격을 전후해 거래된 1억 원의 실체를 규명하지도 못했으며,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위해 주고받은 2억 5000만 원에 대해서도 밝혀내지 못했다. 특히, 디도스 공격 사건의 핵심인 선관위 로그기록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국민적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소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기를 문란시킨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이 특검을 통해 제대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이제 국민들의 바람은 국정 조사를 통해 디도스 사건의 실체를 밝혀 내는데 있다"며 "국기를 문란시킨 행위가 단순히 술김에 전직 국회의원 비서들이 저지른 범행인지, 특검조차 밝히지 못한 '윗선'이 있는지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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