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기획입국설'의 증거로 이명박 캠프에서 내세웠던 편지가 가짜였음이 드러났고, 이같은 기획에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 연루된 정황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 가짜 편지를 통한 '기획 입국설'을 누가 기획했는지 그 '몸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는 김경준 씨의 미국 수감 동료인 신경화 씨 이름으로 돼 있는 '가짜 편지'를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에게 전달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은 전 위원은 "김병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상임특보로부터 편지를 받아 홍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당시 새누리당 클린정치위원장을 지냈고, 은진수 전 위원은 BBK팀장을 지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일 검찰에 나와 "은진수 전 위원에게 가짜 편지를 건네 받았다"고 말했었다.
가짜 편지의 작성자이며, 가짜 편지 의혹을 폭로한 신경화 씨의 동생 신명 씨에 따르면, 김 전 특보는 경희대 교직원이자 신 씨의 지인이던 양 모 씨를 통해 신 씨에게 편지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신명 씨는 지난 4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배후로 알려진 사람을 순서대로 얘기하자면 양승덕 경희대 행정실장과 그 위에 김병진 씨, 신기옥 씨, 최시중 씨, 이상득 씨"라고 폭로했었다. 검찰은 이들 중 김병진 전 특보까지 확인을 한 셈이다. 신기옥 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손윗 동서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이며 이상득 의원은 친형이다.
문제는 이같은 기획을 총괄한 '배후'를 밝혀내는 일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애초 양 모 씨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 개입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수사를 접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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