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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회선 비토론' 비등…공천 과정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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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회선 비토론' 비등…공천 과정에 무슨 일이?

[분석] 청와대 공천 개입 논란 속 '임태희 인맥' 약진 주목

지난 18일 발표한 새누리당의 9차 공천은 여러모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친박 챙기기'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결과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밀월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천이 확정된 인물의 면면이나, 당내 역학 관계 구도 등을 비춰볼 때, 여러모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주목받는 곳은 서울 서초갑이다. 공천 신청이 마감된 지난 2월 17일 서울 서초갑 은 친박 핵심 이혜훈 의원이 단수로 신청한 곳이다. 이후 서초를 포함한 '강남벨트'가 모두 전략 지역으로 선정됐지만 서초갑의 경우 이혜훈 의원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첫해 정보기관 고위직을 지낸 인사인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이 공천장을 받았다.

그러나 '깜짝 발탁'이 아니라 김 전 차장은 서초갑 지역에서 총선 준비를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방송 장악 논란으로 야당의 '표적'…김앤장 재직 시절 석연치 않은 의혹

김회선 전 차장은 국정원 재직 당시 정연주 KBS 사장 해임 직전인 지난 2008년 8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나경원 의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의 조찬 모임에 참석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KBS, MBC 등 방송사가 '낙하산 사장 반대'를 내걸고 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낙하산 사장' 임명에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당의 얼굴' 지역인 강남에 공천한 것.

김 전 차장이 구설수에 오른 사건은 또 있다. 한화와 산업은행 간에 진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된 이행보증금 3150억 원 반환 소송과 관련해, 당시 김앤장에 재직하고 있던 김 전 차장이 1500억 원 이상의 성공 보수를 약속받고 산업은행이 패소하는데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었다. 김앤장은 한화 측 대리인이었고, 김 전 차장은 대우조선해양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김앤장이 소송 당사자 양측의 정보를 모두 쥐고 소송을 흔들 수 있다는 데 근거한 의혹이다. (☞관련기사 대우조선해양에 '한나라 낙하산' 또 덮치나? )

당시 <프레시안>은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차장의 후배인 김앤장 이민희 변호사의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 선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었다. 결국 이 변호사는 사외이사 후보에서 낙마했다. (☞관련기사 대우조선해양, '김앤장 사외이사' 선임 불발)

김회선 전 차장의 서초갑 공천에 친박계 유승민 의원은 반발했다. 유 의원은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만 도와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박세일 대표와 특수 관계인 일부 공천위원의 사심(私心)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서초갑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가장 경쟁력 있는 이혜훈 의원 대신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가 공천을 받은데 대한 반발인 셈이다.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방송이 파업하는 상황에서 방송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사람을 영입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쇄신파 의원들도 김 전 차장의 공천에 불만을 품고 있다. 한 쇄신파 의원은 "쇄신의 상징이어야 할 지역에 기득권의 상징을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차장에 대한 재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뉴시스

'임태희 인맥' 약진하는 과정에서 김회선 깜짝 등장

그렇다면 김 전 차장은 어떻게 발탁됐을까? 한 여권 인사는 청와대 출신이거나 친이계이면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과 관련해 '임태희 인맥'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최근 공천 탈락자들의 불복 움직임을 제압한 것으로 알려진 임 전 실장과 연관이 있는 인사들 상당수가 새누리당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먼저 김회선 전 차장 부인의 오빠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다. 남 사장은 임태희 전 실장의 경동고 선배로 가까운 사이다.

서울 성동갑에서 진수희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을 확정지은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임 전 실장의 손윗 동서다. '5공 실세' 권익현 전 의원의 첫째 딸 권혜경 씨의 남편이 김태기 교수고, 둘째 딸 권혜정 씨의 남편이 임태희 전 실장이다. 김태기 교수는 최근 성희롱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라 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딱히 문제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 중남구에서 공천을 받은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차관은 임 전 실장의 행시 24회 동기다. 대구 동구갑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행시 23회지만, 임 전 실장과 연수원 생활을 함께 한 '동기'나 다름없는 사이다. 지난해 개각에서 임종룡 총리실장,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될 때 "임태희 실장이 행시 24회 동기인 임종룡, 임채민을 노골적으로 챙겼다"는 구설수에 오른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 전 차관과 류 전 차관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 추진의 핵심 인사이기도 하다.

그 외에 청와대 출신으로 공천을 받은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부산 연제), 김연광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인천 부평을), 박선규 전 대변인(서울 영등포갑) 등도 '임태희 인맥'으로 꼽을 수 있다. 이달곤 정무수석의 문자 파동으로 가뜩이나 청와대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 전 실장 '인맥'의 약진은 주목받는 부분이다. 임 실장의 '대선 경선 참여' 얘기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반면 친이재오계 인사들은 줄줄이 낙마했다. 이재오 의원의 핵심 측근 진수희, 신지호, 권택기, 안경률 의원 등은 현역임에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 의원은 이날도 트위터에 "할 말은 많지만 가슴에 묻고 가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광화문 친이계'와 '여의도 친이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혜훈 의원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편에 서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였기 때문에, 이를 껄끄러워한 '세력'에 의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실소유주 논란이 있는 '다스'의 해외 이전 추진 등과 관련해 최근에도 강한 의구심을 표한 적이 있다.

김회선은 누구?

김 전 차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55년 생인 그는 만 23살인 78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연수원 10기 동기생이다. 김 전 차장은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법무부 검찰국에서 4년 근무했고, 이른바 '출세 검사'들이 간다는 국회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서울서부지검장,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검복을 벗은 2005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 들어갔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며 2008년 3월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 발탁됐다. 김 전 차장과 함께 발탁된 인사가 이상득 의원 측근인 김주성 전 기획조정실장이었다.

국정원을 나온 이후에도 김 전 차장은 이명박 정부 개각 때마다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후보군에 꾸준히 오르내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진영 민정수석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막판까지 거론됐었지만 인사검증 과정에서 탈락해 쓴잔을 마셨다.

김 전 차장이 검복을 벗은 직후 김앤장에 들어가 2년 11개월 동안 45억 원의 재산을 불린 점 등이 문제시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기 전 민정수석이 감사원장 청문회에서 '억대 월급' 논란으로 낙마한 것이 '트라우마'로 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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