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시공사 측은 전날 경찰로부터 발파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발파 작업에 착수했다. 오전 중에 이미 발파용 화약 43톤을 옮겼다고 한다. 강정마을 인근에는 12개 중대, 10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된 상태다.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도 강정마을에 집결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제주도에 내려가 화약운반 도로인 강정교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정 의원은 "의사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 상황에서 공권력의 태도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국방부 장관과 해군 참모총장은 구럼비 발파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제주 해군기지는 절차도 미흡했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설계조차 제대로 약속을 안 지켰다"며 "해군기지 계획을 백지화하고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농성중인 정동영 의원과 이정희 대표 ⓒ 김민수 감독 트위터(@coconek)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의 오기와 불통이 기어코 제주도의 삶과 미래를 파괴하려고 하고 있다"며 "무자비한 폭파 강행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정부가 구럼비 폭파를 강행하기 위해서 화약을 싣고 가고 있다. 천주교 사제단, 시민단체 20여명이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 계신다. 공사장 정문 밖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중에 있다. 지금 제주도의 도민들은 무섭다고 울부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강정 마을 폭파를 앞두고 과연 민주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 공천은 총선기획단과 공심위에서하고 중요한 현안은 현안대로 정책위 등에서 함께 밝히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오충진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제주민 군복합항 사업과 관련한 서귀포 경찰서의 발파 승인 이후 강정 주민과 해군, 그리고 경찰 사이에 커다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며 이대로 가서는 예기치 못한 불상사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 지사 등은 "중앙 정부에 명분 있는 국가 이익과 아름다운 제주 발전을 원하는 모든 국민과 도민의 뜻을 모아 우선 물리적 충돌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공사를 일시 멈춰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 지사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법 제348조에 따른 공사 정지 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지금 당장 구럼비 폭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제주특별자치도법 제348조에 따른 공사 정지 명령"이라며 "공사 정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호언장담한 우근민 도지사는 신속하게 자신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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