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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 게이트', 김은석 넘어 '왕차관' 박영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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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 게이트', 김은석 넘어 '왕차관' 박영준까지?

정태근 "정권 실세 2인 이상 연루…곧 이름 드러날 것"

이른바 '카메룬 다이아몬드 게이트'로 불리는 CNK 주가조작 사건의 공이 검찰로 넘어왔다. 감사원은 국무총리실, 외교부 등에 집중된 감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검찰은 같은 날 CNK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정부 부처 공무원의 비리 의혹에 초점을 맞춘 감사원 감사와 달리, 검찰은 소문이 무성한 '정권 실세 개입설'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 핵심은 결국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의 개입 여부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무소속 정태근 의원을 비롯해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에 박영준 전 차장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감사원이 박 차장과 관련해 확보한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밝혀, 박 전 차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 의혹을 촉발시킨 무소속 정태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권력 실세 2인 이상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게이트'는 이제 시작이다.

▲ 검찰이 26일 CNK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감사원 '총리실이 덮었다'는 의혹은 조사 안했나?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외교부가 "CNK 확보 광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4.2억 캐럿"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에는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를 포함해 4명이 관련돼 있었다. 주식 부당거래와 관련해서는 공무원 3명, 광물자원공사 직원 1명 등 4명이 연루됐다.

감사원은 "김 대사가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4.2억 캐럿의 17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2차례의 보도자료 작성·배포를 주도했고, 보도자료 배포 전 동생들에게 개발 사업을 얘기해 CNK 회사 주식을 사도록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김 대사와 김 대사의 동생 및 측근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전 주식을 매입한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인사들에 대해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박영준 전 차장과 관련 있는 인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오덕균 CNK 대표의 경우는 외교부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이후 급등한 CNK 주식을 팔아 치워 51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OOO는 CNK 주식을 팔아 300억 대의 이익을 올렸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고, 개미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총리실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다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되면서, 감사원 감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자 <서울신문>은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총리실은 2010년 12월 17일 외교부의 'CNK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 보도자료' 배포 이후 한 두달 쯤 뒤 'CNK 주가조작 비리 첩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관련해 사정당국 관계자는 "당시 총리실 직원 중 주식을 산 사람이 몇 명 있다는 말이 들리는 등 총리실 직원들의 연루 정황이 불거져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총리는 김황식 현 총리였다.

외교부를 비롯해 총리실의 자원 외교 담당 부서도 집중조사한 것으로 알려진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부실 감사를 했거나, 축소 감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당장 정태근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가 미흡하다.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직적으로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는 정 의원은 "김성환 장관, 박석환 1차관, 민동석 2차관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2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직무상의 문제점에 대한 조사가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의 칼 끝, '왕차관' 박영준 향하나?

▲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 ⓒ뉴시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는 이날 CNK 본사와 오덕균 CNK 대표 자택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지난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내용을 위증한 혐의로 김은석 대사와 오덕균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아직 칼 끝이 박영준 차장을 겨누고 있지는 않지만, 감사원은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과 오덕균 대표를 비롯해 이명박 정부 '왕차관'이자 이상득 의원 최측근인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를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CN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차장이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총리실 첩보 자료에는 "보도자료 근거가 희박하고 과장됐다. 외교부 발표 뒤 CNK 주가가 한 달도 안돼 5배 올랐다...(중략)...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CNK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하는 데 힘을 썼고, 박 차장 주변인들이 친구, 친인척 등을 동원해 CNK 주식을 샀다. 김은석 대사는 주변에 주식을 사라고 흘렸고, 그 권유를 받은 일부 사람들이 주식을 샀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오덕균 대표가 '내 뒤에 박영준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던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력 실세 2인 이상의 사람이 오덕균 대표의 신주인수권을 취득가 이하로 제공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이름이 나올 것이다. 앞으로 나 말고 폭로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실세 개입 의혹'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통합당 우제창 의원은 이날 "이 사건은 현 정권의 도둑 정치, 패거리 자본주의의 전형"이라며 "정무위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정권 실세 개입 게이트로 규정, 실체를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준이 '자원외교' 전념한 시기에 주가 조작 사건 많았다"

박영준 전 차장과 관련된 직접적인 의혹은 아니지만, 석연치 않은 정황은 곳곳에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 전 차장이 자원 외교에 집중하던 시점에 유난히 주가 조작 사건이 많이 일어났음을 지적했었다.

배 의원은 당시 "2009년 1월~2011년 8월 현재 자원을 개발하겠다고 공시한 기업은 총 17개인데,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 거액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한 뒤 몇 개월 뒤 부도를 내거나 대표이사가 자금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하는 등 투자자 손실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회사가 파산직전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광물개발명분을 앞세워 허위공시를 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다. 특히 허위정보를 유포해 고의적으로 회사주가를 띄워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뒤 파산시키는 수법이 활용됐다. CNK의 초기 행태와 비슷한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배 의원이 지적한 시점은 박영준 전 차관이 총리실장으로 임명된 시점(2009년 1월), 그리고 총리실장에서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옮겨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전념하던 시점(2010년 8월~올해 5월)과 대부분 겹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영준 차장이 자원 외교를 하면서 각종 안 좋은 소문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CNK 사건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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