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급히 "비대위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청와대에서는 내심 불쾌해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은 이날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주최로 열린 '새로운 보수가치와 한나라당 비대위의 과제' 토론회에서 "최고 통치자가 그 정도 (탈당을 결심할 수 있는) 정치적 감각이 없다면 상당히 문제가 복잡하다"며 이같이 말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김 위원의 이 대통령 탈당 촉구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황영철 대변인은 "김종인 비대위원이 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 탈당 등 당정 차별화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비대위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다만 "정부와의 정책 차별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 한나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프레시안(최형락) |
이에 대해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발언의 배경과 진의를 파악해보고 있는데,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만 대응했다. 내심 불쾌한 표정이다.
김 위원의 발언 전에도 대통령 탈당론은 있었다. 친박계 핵심인 이한구 의원의 경우 "(지역 유권자들 중) 대통령의 탈당을 바라는 요구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이 대통령 탈당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역시 일견 진화에 나선 모양새지만, 정부와 정책 차별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부분은 주목된다. KTX 민영화 등을 둘러싸고 정부 정책에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한 한나라당 내에서 대통령 탈당 요구가 또 불거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역대 대통령 임기 말에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던 대통령 탈당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한나라 쇄신 토론회서 나온 발언…"좋은 야당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 위원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의 쇄신에 대해서 국민들은 '과연 저 사람들이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며 "여기서 차를 돌리지 않으면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된다고 얘기를 해도 일단 거기까지 가려고 하는 게 현재 한나라당의 상태"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보수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소란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며 이 정당이 정말 쇄신의 길을 갈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없는 보수를 어떻게 집결하느냐, 솔직히 한심스럽게 느껴진다"며 "솔직히 말해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이름 걸고 당선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경실련 공동대표인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는 아예 "한나라당이 좋은 야당이 되는 것도 정치 개혁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한나라당의 총선 패배를 전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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