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당일 선관위 디도스(DDos)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IT 업체 관계자로부터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모(구속) 씨가 공격 당일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뒤에서 책임질 것'이라고 얘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날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IT업체 직원 황 모 씨(구속)는 검찰에 "공 씨가 디도스 공격 지시를 내리면서 '너희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뒤에 있다.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이) 다 책임진다'고 독려했다"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공 씨는 "황 씨가 사건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꾸며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윗선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IT업체 직원 황 씨는 이 업체 대표 강 모 씨(구속)의 친구다. 디도스 공격 직전 강 씨와 함께 필리핀으로 건너가 공 씨로부터 디도스 공격 지시를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라면 분명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의 핵심 인물일 것"이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적 충격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검찰은 그 이름 세 글자를 밝혀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디도스 공격을 한 IT 업체 직원들과 한나라당 보좌진 등의 돈거래 '배후'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구속된 공 씨 친구들은 "(공 씨가) 자기가 한 일이 아닌데..."라고 말했다고 했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검찰 수사가 부진할 경우 특검을 도입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민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하고 거기에 관계되는 사람이 있으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황 씨의 진술대로 거물급 인사가 배후일 경우 한나라당이 받을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비서가 IT 업체 직원 만났는데, 비서 부인이 경찰에 신고"
한편 검찰은 디도스 공격에 가담한 이 업체 감사 차 모(구속)씨는, 최 의원의 비서 공 모 씨가 경찰에 체포된 다음날인 12월 2일 자정 무렵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 모(구속)씨의 집 근처를 찾아가 "경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고 있는 공 씨가 빨리 빠져 나오도록 힘을 쓸 수 있게 최 의원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당시 김 씨의 부인 정 모 씨는 남편이 차 씨를 만나러 가는 자리에 데려다 준 후 "남편이 험악하게 생긴 사람과 만난다"며 인근 지구대에 이들의 만남을 직접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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