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6차례 입찰을 붙였는데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다스가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고, 상속세로 납부한 19% 남짓의 주식으로 경영권에 관여할 수도 없어 '매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6차례나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계속 유찰되면서 주식 평가 금액은 843억 원에서 60% 수준인 506억 원으로 떨어졌다. 843억 원 짜리를 506억 원에 살 수 있게 된 것. 정부는 세금 337억 원을 손해본 셈이 된다. 과연 이 '다스' 지분을 누가 '헐값'에 사들이게 될까?
▲ 경주에 있는 주식회사 다스 본사 ⓒ뉴시스 |
'MB실소유주·아들 고속승진' 논란의 다스, 수상한 지분 변동?
기획재정부 및 자산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재정부는 '다스' 지분율 19.73%를 보유하고 있다. 다스 최대 주주였다가 지난해 2월 작고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의 부인 권영미 씨가 김 씨의 다스 지분 48.99%를 상속받으며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납부했기 때문. 이후 권 씨는 남편에게 상속받은 주식 5%를 청계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고 김재정 씨 작고 이후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씨로 현재 46.8%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권영미 씨로 24.3%를 소유하고 있다. 3대 주주는 권 씨의 상속세 납부로 19.7%를 소유하게 된 정부, 4대 주주는 5.0%를 소유한 청계재단, 5대 주주는 이 대통령의 '절친'이자 청계재단 감사인 김창대 씨로 4.2%를 보유하고 있다.
권 씨의 상속세 물납은 청계재단 논란에 이어 또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에는 청계재단의 다스 경영권 확보 논란이 불거졌었다. 청계재단이 권 씨로부터 기부 받은 5%를 통해 1대 주주(이상은), 2대 주주(권영미) 사이에서 다스 경영권 및 의사 결정 과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수 있게 되자 "결국 이 대통령이 다스를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이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또 불거지기게 된 계기였다.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이행하면서 만든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사위 및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은 '실소유주' 논란을 끊임없이 부인하고 있지만, 주식 보유자 면면만 봐도 '가족 기업'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는 다스 입사 1년 만에 경영기획팀장을 맡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 왔다. 현재 시형 씨가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다스 공장의 중국 이전을 위해 시형 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왜 상속세를 주식으로…이 주식은 누가 살까?
2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상속세로 납부받은 주식의 최초 입찰 이후 이달 21일까지 6차례 입찰했으나 모두 유찰됐다고 한다. 정부는 두 차례 유찰되면 이후부터는 평가금액의 10%씩 감액해 재공고를 내며, 평가금액의 60%까지 가격이 낮아지면 더 이상 감액하지 않는다. 현재 다스는 당초 평가액 843억 원의 60%인 506억 원에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이 가격에 사겠다는 곳이 나오면 매각된다"며 "하지만 1년 후까지도 매각이 되지 않으면 재평가를 거쳐 다시 처음부터 입찰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김재정 씨는 이 대통령 차명 보유 논란이 있는 부동산 등 상당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씨의 부인 권 씨는 굳이 상속세를 다스 주식으로 냈다.
수백억 원대로 추정되는 김 씨의 유산이 대부분 권 씨에게 상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이 있는데도 주식으로 상속세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권 씨가 현금이 없을 수도 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청계재단에 다스 지분을 기부하는 등 최근 다스 지분 보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권 씨의 행동은 분명 수상한 구석이 있다.
권 씨가 청계재단에 5%를 기부함으로써 이 대통령 사위와 측근이 포진해 있는 청계재단이 다스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이후, 이번 다스의 지분 변동 역시 수상한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시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처남댁과 재산 소유로 말썽이 나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국민들은 다스가 누구 것인지 알고 싶다. (다스에는) 이 대통령의 아들(이시형)이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게 누구 거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5244억 원이다. 이익잉여금만 작년 말 기준으로 1023억 원이 쌓여 있다. 결국 정부가 내다 팔 이 지분을 누가 사들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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