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S 그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이국철 SLS 회장 측이 이상득 의원 보좌관에게 7억 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전날 이 의원 보좌관 박배수 씨를 이 회장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박 씨가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르면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 모 씨로부터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로비 자금 중 2억 원을 박 씨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 회장으로부터는 "직접 박 씨를 만나 5억 원 가량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현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이 대통령은 지난해 공정 사회를 화두로 제시했지만, 친인척 비리는 바람잘 날이 없다. ⓒ청와대 |
금품 수수 의혹이 구체성을 띠고 있는만큼 검찰이 이 의원에게까지 칼 끝을 겨눌지 주목된다. 이 회장이 일개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SLS 그룹 워크아웃 무마, 및 검찰 수사 무마를 위해 거액의 로비를 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씨를 상대로 이 회장의 청탁을 받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 씨 체포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자 정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 곤혹스러운 지경에 처한 것.
이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 세방학원 이사는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4억 원 가량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이사는 김윤옥 여사의 사촌 오빠다.
이날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유 회장으로부터 "김 이사에게 제일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벌이면서 4억원 안팎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제일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지난 7월 전후로 유 회장과 김 이사간 통화가 집중된 데 주목하고 있다. 유 회장이 제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우려해 김 이사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 신문은 "김 이사는 이 대통령이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됐던 주식회사 다스의 최대주주이자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남동생인 김재정 씨가 지난해 2월 사망한 이후 김 여사 측을 대표하는 인사로 부각됐다. 그는 김 여사의 가족 모임에도 자주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靑, 친인척 비리 없다고?…정권 출범 초반부터 터져나와
이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불거지자 청와대 측은 "대통령과 가가운 친인척 비리가 거의 없었는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이날자 <조선일보>가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반응과 달리 정권 출범 초반부터 친인척 비리는 다수 있었다.
2008년 4월에는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 김옥희 씨의 30억 원 공천헌금 수수설이 불거졌다. 김 씨는 결국 징역 3년과 추징금 31억8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2008년 9월에는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기업의 투자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 투자를 해 거액의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지만 2009년 3월 무혐의 처분을 내려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5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종 9촌 조카 정 모 씨가 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철거 관련 수주를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5000만 원 가로챘다는 혐의가 불거졌다. 그러나 공범은 구속되고 정 씨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정 씨는 이미 2008년 12월에도 분양대행권 사기로 구속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 9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 형 이 모 씨가 4대강 건설 사업권을 주겠다며 건설업자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가 불거졌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이 수사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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