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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패배 한달…한나라는 제자리 걸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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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패배 한달…한나라는 제자리 걸음 중

전여옥 "대선 확실히 진다…김어준 말이 맞더라"

변한 것은 없었다.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2시부터 밤 11시 40분까지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217 명이 난상 토론을 벌였지만 '현 지도부 체제 유지' 외에 아무것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차 쇄신 연찬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기대는 크지 않다.

쇄신을 요구하며 당직을 던졌던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 패배이후 무상급식 찬반 문제를 떠나 그것을 주민투표까지 밀어붙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내용의) 사과부터 해서, (내곡동) 사저 문제나 (청와대의) 인사 문제 여러 가지 민생정책이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반성문을 쓰는 것부터 쇄신을 시작하자고 했지만 아직 뭐 하나 제대로 돼 있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어차피 박근혜 전 대표가 조기등판 안 할 것은 다 알려졌던 사실 아닌가. 그 문제로 (홍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을 물은 것은 저는 적절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재신임을 묻고 싶었다면 쇄신의 청사진을 내놓고 청와대 국정기조를 어떻게 바꾸고 민생정책을 어떻게 하고 당의 정치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을 내놓고 물었어야 옳았다"고 연찬회를 평가했다.

김 의원은 "어쨌든 (홍 대표) 본인도 마음 비우고 세상을 보겠다고 하고 있으니까, 더 큰 쇄신의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되었다고 해석하고 싶고, 잘못하면 언제든지 이 사퇴론은 재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불안한 재신임'과 함께 숙제를 잔뜩 받아온 홍준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심각한 위기상황 속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위기를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당을 쇄신, 혁신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측근은 "예산 정국이 지나면 곧바로 당 쇄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면 12월 중순, 늦으면 내년 1월부터 전면적인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강력한 쇄신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연찬회 결정이 "쇄신 작업 미룬다"?

재보선에서 패배한지 1달이 넘었는데, 연찬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결정한 것은 "쇄신 작업을 잠시 미룬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김 의원의 말을 해석하면, 등판하지도 않을 박근혜 전 대표와, 물러나지도 않을 홍준표 대표의 거취를 두고 10시간 가까이 설전을 벌인 셈이다. 재보선 이후 발생한 의미있는 사건이라는 것도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했다는 점 정도다.

한나라당 쇄신 핵심은 두 가지다. 밖으로는 청와대를 쇄신하고, 안으로는 박 전 대표를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변화 의지가 없고 박근혜 전 대표는 '정책 쇄신'의 깃발을 걸고 '나홀로 행보'에 매진하고 있다. 당의 정책 쇄신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전날 연찬회에서는 최근 당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부자 증세'에 대한 제대로 된 토론조차 없었다. 한미FTA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농촌 출신 의원들의 목소리도 모두 묻혔다.

쇄신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수도권 의원들의 '공포심'은 극에 달한 모습이다. 서울 영등포가 지역구인 전여옥 의원은 전날 연찬회에서 "오늘도 지역구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그동안 내 손으로 담근 김장만 하더라도 1000포기는 넘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역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는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 지금이라면 총선 100석도 확보하기 어렵고 대선은 확실히 진다. 한나라당은 수명이 다한 정당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은 당 지도부를 바꾸어야 한다"고 절규했다.

전 의원은 "SNS가 별것 아니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김어준이 저술한 '닥치고 정치'를 읽어보았는데, 우리가 잘못한 것이 맞더라.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꾸어보자. 당명과 지도부도 다 바꾸어보자"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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