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멘토단' 중 하나인 조국 서울대 교수의 트위터 발언을 문제 삼아 '제2의 노인비하 발언'으로 만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투표일에 부모님 여행을 예약해 드렸다는 한 트위터리안에게 조국 교수가 "효자"라고 했다는 이유다.
한나라당은 "부모님 투표 방해 행위"라며 비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말한 뒤 '역풍'을 맞았던 일을 되새김질하려는 의도다. 홍준표 대표까지 직접 나섰다.
이런 '집중 공세'에 조국 교수는 "나는 일관되게 모든 연령, 계층, 계급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며 "나의 농담을 가지고 집권당 대표가 죽이자고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홍준표 "조국, 학생 안 가르치고 패륜 발언이나 옹호"
논란은 조 교수가 지난 22일 올린 트위터에서 시작됐다. "서울 노친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버지랑 엄미한테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 온천 예약해드렸습니다"라는 한 트위터리안의 글에 조 교수는 "진짜 효자"라고 답했다.
이를 놓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학생 가르칠 생각은 하지 않고 하루종일 트윗이나 하면서 패륜적 발언이나 옹호하는 분이 대한민국의 지성이라니"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장인 박진 의원도 "대학에서 법률을 가르치는 분이 민주주의 핵심인 참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을 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나경원 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은 23일에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의 교수가 학생을 교육하는 본분에서 벗어나 기성정치인을 능가하는 정치행위를 하고 젊은 세대를 상대로 선전,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부모님 투표 방해행위를 부추긴 데 대해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조국 "일관되게 투표 독려하고 있다"
조 교수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노인분들 투표 못하게 하라고 했다고요? 그러면 안 되죠. 박원순 후보의 노인정책을 알려드리고 10번 찍으시라고 해야죠"라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재차 강조하지만 이번 선거는 개념과 무개념, 상식과 몰상식의 대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지방자치 및 지방자치대표자 선거제는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성과"라며 "소중한 참정권을 꼭 행사해 실정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와 변화를 향한 유권자의 열망을 보여주자. 참여가 네거티브를 이긴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솔직히 낮은 투표율을 바라는 쪽은 어느 쪽일까"라며 "(홍준표 대표는) 그 분이 부모님 여행 보내겠다는 '패륜적 발언'을 한 이유도 생각해 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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