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무소속)가 그동안의 '점잖빼기' 태도에서 180도 벗어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
전날 박원순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직접 역공을 취한데 이어 18일에는 나 후보가 이사로 있는 사학재단 교사들의 정치 후원금 문제를 걸고 나왔다.
나 후보의 아버지가 설립자로 있는 홍신학원은 화곡중학교, 화곡고등학교, 화곡보건경영고 등이 속해 있으며 나 후보 역시 재단 이사로 있다. 그런데 이 학원 교사들이 나 후보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민노당 후원 교사들은 재판 중인데 나경원은 '모르쇠' 회피?"
박원순 선대위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나 후보는 모르쇠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학교 교사들이 몇 명이나 후원금을 냈는지 그 총액이 어느 정도인지, 자발적으로 냈는지 부친의 강요로 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나경원 후보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일일이 개인 후원을 확인 못해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한 데 대한 반격이다. 나 후보는 "초창기에 일부 몇몇 선생님들이 내셨다고 얼핏 들은 것은 있지만 집단적으로 냈다는 것은 전해 들은 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제로 낸 건 아니'라는 해명이었지만, 결국 교사들에게 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 민주노동당 등을 후원한 전교조 교사들이 같은 문제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전교조 교사들이 1000명 넘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것은 국가공무원법 등 위반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 후보 역시 그동안 교사들의 후원금을 받아 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우상호 대변인 역시 "전교조 교사들이 민노당을 후원한 일로 고발을 당해 재판을 받으며 고통받고 있는데 법조인 출신 나 후보가 이 사실을 잘 모르겠다고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실정법을 위반한 후보가 서울시장에 입후보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불행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봉주 "나 후보가 방에 찾아온 것으로 심리적 압박 받았다"
그동안 박 후보의 직접 지시에 따라 나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해 왔던 박원순 선대위는 전략을 전폭 수정해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정권심판론'을 주된 방향으로 잡고 나 후보에 대한 적절한 공격도 병행하겠다는 얘기다.
때문에 우 대변인은 교사 후원금 문제 외에도 "아버지 학교에 어떤 문제가 있어 감사 받는 것을 두려워했는지, 그 감사에서 무엇을 빼달라고 정봉주 전 의원에게 부탁한 것인지 본인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사적으로 자기 친인척 관련 청탁을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로비 받은 사람은 있는데 당사자는 한 적 없다는 엉뚱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버지 학교 관련 청탁 의혹에 대해 나 후보는 "정치공세"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 후보가 우리 방에 왔다는 것 자체가 청탁"이라며 "(부친) 학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을 하면 나 후보와 관계있는 학교를 찾아봐야겠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나는 꼼수다> 다음회 저녁 녹음 때 충격적인 얘기를 할 것"이라며 추가 폭로 가능성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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