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저축은행의 돈이 이영수 KMDC 회장을 통해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에게 건네졌다"고 주장한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이번에는 홍준표 의원실에서 일했던 스물 일곱살 여직원이 KMDC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 동생 박지만 씨 연루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본금이 16억 5000만 원에 불과한 회사인 KMDC는 지난 1월 미얀마 해상 4개 광구의 동시 탐사개발권을 수주했다. KMDC 이영수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유세단장을 지냈고 홍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라는 게 우 의원의 주장이다.
"홍준표 의원실 전 여직원이 KMDC 이사로?"
저축은행 사태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우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관보고 자리에서 홍 대표 연루설에 대한 추가 정황을 제기했다. 그는 "KMDC는 임원진 구성이 상당히 의심스럽다. 얼마 전까지 (이영수 회장의) 와이프를 비롯한 친인척 등이 회사의 임원진이었다. 이런 회사가 수조원의 (미얀마 광구) 사업을 양해각서를 건너뛰고 계약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특이한 점은 KMDC의 사내이사로 등록되어 있는 최모 씨라는 27세의 인물이다. 최모 씨는 미얀마 지사 기획실장이라는 직함을 쓰고 등기부등본상에는 KMDC 사내이사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영수 회장의 (언론인터뷰 등에서) 대답은 '학교 다닐 때부터 (최 씨가) 홍준표 의원실에서 일했다, 편한 사람이라 뽑았다'는 것이었다"며 "홍준표 의원실에서 일한 27세의 직원이 수조원의 개발 사업권을 수주한 회사의 이사로 취직한 부분에 대해 상식적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 이는 이영수 회장과 홍준표 대표가 친분 이상의 특수관계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 측은 "그런 여직원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우 의원은 또 "2010년 6월 5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 2011년 1월 3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 2011년 5월 홍준표 대표와 이영수는 미얀마를 방문했다. 정치적 인연이 정치적 배경으로 발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와 가까운 이영수는 제 2의 박영준"
우 의원은 이어 "KMDC의 주주인 (주)알엔미삼미는 본사가 칠곡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의 전 대표이사인 김지택은 칠곡상공회의소 감사로 박영준 전 차관과 친밀한 관계가 있다. 지역적 인연이 개입한 것"이라고 정권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이 회장의 수주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이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제4차 한-미얀마 자원협력위원회 개최 결과보고' 내용을 보면 2010년 12월 23일 미얀마 에너지부에서 박 차관과 룬 띠 에너지부 장관 등이 면담을 했고, 이 면담에서 박 차관은 4개 해상광구의 사업 수주를 검토해주기를 부탁한 것으로 나와 있다.
우 의원은 "결국 KMDC는 지난 1월 미얀마 해상 4개 광구의 동시 탐사개발권을 수주했는데, 중요한 것은 신생 업체인 KMDC의 개발권 수주를 위해 대한민국 차관이 미얀마 정부에 보증할 정도의 회사였나 하는 의문"이라며 "이영수가 이끈 국민성공실천연합, 박영준이 이끈 선진국민연대는 이명박 정부 탄생에 가장 크게 일조한 외곽 조직으로 두 인사의 정치적 인연이 미얀마 개발권 수주에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이영수는 제 2의 박영준과도 같은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원의 말을 종합하면, 친이계였던 이 회장이 전당대회에서 삼화저축은행 등을 통해서 신주류인 홍 대표를 지원했고, 홍 대표는 미얀마 방문 등을 통해 이 회장의 사업에 특혜가 갈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는 것이 된다. 여기에 정권 실세이자 친이계인 박영준 전 차관도 이 회장에게 도움을 줬다는 것이 의혹의 내용이다.
우 의원은 "이영수는 보통사람이 아니다"라며 "그의 와이프가 누구냐. 바로 현직 대법관 안모 씨의 처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의 이영수, 박지만과도 잘 아는 사이"
우 의원은 이영수 회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씨의 관계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KMDC의 주주 중 하나인 (주)알엔엠삼미의 감사는 이건개 법무법인 주원 대표변호사다. 법무법인 주원은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곳으로 삼화저축은행이 지난 1월 14일 영업정지를 받고,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이 지난 4월 1일 불법 대출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될 당시에 법률자문을 진행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지난 2009년 4월 20일 대전고검장 출신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했다. 서 변호사가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를 지낸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우 의원은 또 "이영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세계종합격투기연맹 KF-1에는 홍준표 상임고문을 위시로 한나라당 전현직 국회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특히 이사로 정용희 EG 기획실장이 활동 중이다. 정용희는 서향희의 남편인 박지만 EG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집사역할을 해온 최측근"이라며 "정용희가 이영수와 박지만의 연결고리"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박지만, 서향희가 삼화저축은행 정관계 로비의 핵심창구로 지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삼화저축은행과 KMDC 간에 특수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라며 "게다가 KMDC 이영수 회장은 구속된 신삼길 회장, 기소 당한 공성진 전 의원과 친분이상의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런 문제의 인물들과 관계된 이영수가 운영하는 KMDC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조사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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