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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돌풍', '노무현의 숙제' 풀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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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돌풍', '노무현의 숙제' 풀어낼까?

<문재인의 운명>, 서점에 나오기도 전 3쇄 인쇄 돌입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증언록인 '문재인의 운명'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책이 아직 서점에 채 깔리지도 않았지만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문 이사장이 책에서 실명 비판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서 1위에 올랐을 정도다.

문 이사장 측 한 인사는 15일 "책은 오늘 오전 쯤에나 서울 주요 서점에 깔리고 지방은 조금 더 늦어질 것 같은데 어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사가 나간 후 주문이 엄청나게 밀렸다"면서 "초쇄 1만5000부가 다 나가고 2쇄 5000부에 이어 3쇄 5000부 인쇄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낸 책 <문재인의 운명>이 출간되자마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레시안(김하영)

문 이사장 측은 "책에 대한 기대치가 꽤 높았지만, 우리 예상보다 더 열렬한 반응이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 측은 일반 인터넷 서점 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 인터넷 쇼핑몰인 '노란가게'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책을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문재인의 운명'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데는 몇 가지 요인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성근 씨를 대북특사로 보냈던 것이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발탁 과정 등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참여정부 시절의 쏠쏠한 비사, 이인규 전 중수부장에 대한 비판 등 노 전 대통령 서거 직전에 대한 격정적 증언, 문 이사장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기대 등이 그것이다.

문 이사장이 이 책에서 밝힌 안희정 씨와 문성근 씨가 '대북특사'로 북한을 접촉했던 비화는 다음과 같다.

"정상회담 이전에 안희정 씨와 문성근 씨도 각기 대북접촉을 하긴 했다. 하지만 안희정 씨는 북측에서 먼저 제안이 와, 한번 의논해 볼만한 사안인지 확인해보러 갔던 것이다. 2006년 가을께였다. 안희정 씨 판단에 따르면 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국정원에 알려주고는 그걸로 끝냈다.

문성근 씨도 그에 훨씬 앞서 2003년 가을쯤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북한을 다녀왔다.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에 임하는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시키는 수준이었다. 그런 접촉이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정치적 이야기도 상당히 소상하게 풀어냈다. 그는 "통합된 정당의 틀 안에서 정파간 연립 정부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성근 씨 등이 밝히는 야권 통합정당론에 가까운 이야기다.

그는 또 "그(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자신에 대한 정치적 요구를 마다하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

이 대목이 '문재인의 운명'에 대한 기대를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여전히 소극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책 판매는 물론 향후 활동을 위해서라도 적극적 홍보활동에 나서자는 주위의 권유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문재인, 여전히 소극적 모습이지만 바뀌긴 바뀌었다

▲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한 문재인 이사장. 그가 '노무현이 남긴 숙제'를 어떤 식으로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운명이다.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해놓고 정치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어색하지 않냐"는 질문에 문 이사장 측 한 인사는 "맞다.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문 이사장 본인이 과도한 정치적 관심과 해석에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인사는 "하지만 자신의 책에 사람들이 저마다의 정치적 해석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책 출간에 힘을 보탰던 여러 친노 인사들도 문 이사장이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고 압박 아닌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시민 대표와 국민참여당이 민주노동당 쪽과 접촉면을 강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문 이사장 주위에는 민주당과 참여당 양 쪽에 발을 담그지 않은 '제3지대' 인사들이 많다. 문 이사장이 정치적 활동을 강화하는 데는 민주당과 손학규 대표 쪽도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다.

문 이사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본인이 어떤 식으로 마음을 정할지는 옆에서 봐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제 방향을 결정해야 할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은 본인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운명'이라는 단어에는 원하지 않아도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그리고 문 이사장은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현직 재임시에도 총선 출마 요구를 뿌리친 바 있다. 하지만 문 이사장의 책 '문재인의 운명'은 "'더 이상 요구를 피할 수도 없고, 피하지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어 보여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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