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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뒤흔든 방사능 공포, 서울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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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뒤흔든 방사능 공포, 서울은 안전한가?"

민노당 긴급토론회…"'원전 르네상스', 허황된 꿈을 접어라"

"이미 체르노빌 사태와 비슷한 수준이고, 그보다 더 심각한 상태가 닥칠 가능성도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관련해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민주노동당이 주최한 <핵발전의 안전성, 신화는 깨지는가> 토론회에서 나온 우려다.

"유럽도 편서풍 지역, 언제까지 편서풍 타령만 할텐가?"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직접적인 낙진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일본에서 이미 도쿄 등 남쪽까지 방사능이 확산됐고, 사고의 추이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도 "편서풍으로 한국은 안전하다고 말할 게 아니라, 상황이 더 악화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정부가 편서풍 타령만 하고 있을 게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능 물질은 태평양 쪽을 향하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사태 당시 방사성 물질은 사고 지역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갔다.

우 실장은 체르노빌 사태 당시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인 세슘-137이 사고지역에서 1500km 이상 떨어진 스웨덴 북부, 영국 런던과 그리스에서까지 관측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럽 역시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지만, 지표면에서 가까운 지점의 바람은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방사능 누출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와 서울의 직선거리는 약 1240km에 불과하다.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일본 측의 필사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원자로가 폭발하거나 완전한 노심용융이 이뤄져 방사능 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한반도 전역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 실장은 "세슘의 반감기는 30년으로, 일단 몸 안에 들어오면 마치 소량의 원자폭탄이 계속해서 터지는 것처럼 분열을 일으킨다"며 "이 과정에서 몸안의 세포가 계속해 손상당해 백혈병이나 골수암, 그밖에 수많은 암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세슘과 함께 가장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물질이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요오드-131"이라며 "이미 일본에선 세슘-137과 요오드-131이 함께 검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피 거리를 일본 정부의 기준을 준용해 30km로 설정했다가 "사고 지역에서부터 80km 밖으로 대피하라"는 권고를 뒤늦게 수용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그 정도 거리에서조차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 실장은 "30km라는 일본 정부의 결정은 정치적인 것일 뿐 안전성의 논리에 기초한 게 아니다"라며 "최근까지도 일본 정부의 결정에 따른 이명박 정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쿠시마에서 90km가 떨어진 이와바키 현에서도 일시적으로 5.5μSv(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며 "이 양이 지속된다면 일주일이면 1년에 허용된 피폭량인 1mSv(밀리시버트)를 넘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 과거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능 물질인 세슘-137은 유럽 전역에서 검출됐다. 유럽 역시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편서풍이 부는 지역이지만 오염은 사고지역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일어났다. ⓒ우석균

"세계는 에너지정책 재검토…아직도 '원전 르네상스'라는 MB"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원전에 '올인'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이제라도 에너지 정책의 근본 체계를 다시 성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이헌석 대표는 "우리 정부는 고리1호기에 이어 노후된 월성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신규 핵발전소의 부지선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장 모든 핵발전을 중시킬 수 없다면 신규 건설을 중단하고 오래된 발전소는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재 에너지전환 부대표도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재생가능 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실질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 전문가인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조봉곤 교수는 "우리나라는 진도 7.0의 지진이 벌어질 가능성을 최근의 원전 설계에 반영하고 있지만, 이 기준이 충분히 보수적인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독일과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원자력 발전소의 기한연장과 추가 건설 방침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 사태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우리는 안전하다', '일본보다 우리가 낫다', 심지어 '100배 안전하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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